[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한국금융지주가 실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단기 실적보다 미래 수익성을 보여주는 보험계약마진(CSM) 축적에 주력해 인수 의향자에게 안정적인 성장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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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딜로이트안진을 회계자문사로 선정해 지난 8월부터 롯데손보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는 내달 초 마무리할 예정이며 인수 의향을 밝히면 지분 77.04%를 보유한 대주주 JKL파트너스와 가격 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한국금융지주는 보험사 인수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다수 매물을 탐색하는 등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고 JKL파트너스는 상시 매각 체제를 유지하며 매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롯데손보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성공해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확 높였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은 88%로, JKL파트너스가 인수한 2019년 대비 35.4%포인트 확대했다. 장기보장성보험은 2022년까지 적용된 회계제도(IFRS4) 하에서는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사업비 등 비용이 즉시 인식돼 순이익이 악화했지만 2023년부터 새 회계제도(IFRS17)이 시행되면서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CSM 축적에 가장 효과적인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롯데손보는 CSM 잔액을 꾸준히 늘리며 단기 실적보다는 미래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CSM 잔액은 2조 2677억원으로 2022년 대비 3930억원 늘었다. 보험부채로 분류되는 CSM은 일부를 상각하는 방식으로 보험영업이익에 반영하는데 이는 롯데손보가 CSM 상각분보다 더 많은 신계약을 유치했다는 뜻이다.
보험계약에 대한 질적 개선도 성공했다. 지난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9년과 비교해 30~40%포인트 하락했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보험 인수 심사(언더라이팅) 강화의 결과다. 지난해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85.7%로 손보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예측 가능성도 높였다. 롯데손보의 무·저해지보험 비중은 지난해 기준 50.8%로 업계 평균보다 5.7%포인트 낮았다. 2022년부터는 무·저해지보험을 표준형 대비 10% 또는 50%만 환급하는 ‘해약환급금 미지급형Ⅱ’로만 판매해 해지율 산출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금리변동에 취약한 비갱신형 자녀보험을 축소하고 연 만기형 갱신형 상품 비중을 늘려 금리 변동에 따른 보험부채 영향을 줄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이는 것은 미래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단기간의 손익 변동을 감수한다는 뜻”이라며 “이후에도 신계약 유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자연스레 수익성이 우상향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