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기 30대 초반 인구 증가
초혼 ‘연상녀-연하남’ 비율 20%
지난해 결혼이 1년 전보다 15% 가까이 늘어나며 역대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초혼인 신혼부부에서 ‘연상녀 연하남’ 부부가 차지하는 비율도 5쌍 중 1쌍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2000건으로 1년 전보다 14.8%(2만9000건) 증가했다. 1970년 연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이다. 증가 폭으로도 1996년(3만6000건) 이후 가장 많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30대 초반 인구가 증가한 것과 코로나19 확산으로 혼인이 줄었던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혼인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출생아 수는 1980년대 후반 60만 명대로 떨어졌다가 반등하면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70만 명대를 이어갔다. 이 시기 태어난 이들이 현재 30대 초중반이다. 지난해 한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9세, 여자는 31.6세였다.
지난해 남녀 모두 초혼인 혼인 건수는 17만8700건이었다. 이 중 여자가 연상인 혼인 건수는 3만5600건으로 전체의 19.9%를 차지해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초혼 부부 중 여자가 연상인 부부의 혼인 건수는 1년 전보다 22.7%(6600건) 늘었다.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는 2만1000건으로 1년 전보다 5.3%(1000건) 늘었다.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가 2만 건을 넘긴 건 2019년(2만3600명)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1000건으로 전년보다 1.3%(1000건) 감소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가 50.4세, 여자가 47.1세로 남녀 모두 전년보다 0.5세 상승했다.
다만 큰 폭의 혼인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30대가 될 결혼 적령 인구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1996년부터 연간 출생아 수는 60만 명대를 보였고, 2001년에는 50만 명대로 떨어졌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가 혼인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인프라를 지방의 2, 3개 대도시로 분산시키는 중장기 마스터플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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