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구조조정해가며 영업익 늘렸는데…'성과급' 더 달라는 카카오 노조 [분석+]

2 hours ago 3

노조 "영업익 N%" 요구 '부담'
적자 계열사 털어낸 이익 공유
매출 증가율·영업이익률은 '뚝'
직원 수 줄어도 인건비는 늘어
"기업 이익은 미래 위한 자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노동조합이 '성과급 폭탄'을 요구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 수준이 회사 재무 체력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면서다. 카카오 노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포함 여부에 대해선 아직 접점을 찾지 못했다. 또 회사 측이 '영업이익 중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13~14% 수준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성장 둔화' 하는데…

1일 한경닷컴이 최근 5년간(2021~2025년) 카카오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 전반에 걸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연결 기준 전년 대비 연간 매출 증가율은 2021년 45%였지만 지난해는 3%까지 내려왔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45.2% 증가한 5조910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엔 6조7990억원으로 15% 늘었다. 7조5548억원의 매출을 올린 2023년엔 11.1%로 증가폭이 줄었다. 2024년 매출은 7조8640억원으로 4.1%, 지난해엔 매출 8조991억원을 기록해 증가폭이 3%였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는 비핵심 자회사를 털어낸 구조조정이 맞물린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카카오 국내 계열사 수는 2024년 119곳에서 지난해 94곳으로 급감했다. 적자 자회사들이 연결 회사에서 빠지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셈이다.

카카오의 2021년 연간 영업이익은 5879억원으로 전년보다 30.5%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9.9%였다. 하지만 2022년 3.2% 감소한 5694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률도 8.4%로 줄었다. 2023년엔 483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15.2% 빠졌다. 영업이익률도 6.4%로 쪼그라들었다. 2024년 영업이익은 4953억원을 기록해 2.5% 소폭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3%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7.8% 뛴 7320억원을 올리고 영업이익률도 9%를 달성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작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구조 개선' 효과에 무게를 실었다. 정 대표는 당시 "그룹 역량을 핵심에 집중해온 구조 개선의 성과가 재무 지표로 명확히 나타났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정보 플랫폼 에픽AI를 통해 카카오 작년 실적을 분석한 복수의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이익 개선의 주도 요인은 적자 자회사 연결 제거란 구조조정 효과에 더 크게 기인한다"고 요약됐다.

1인당 평균 성과급 1120만원

그럼에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군살빼기'로 남긴 이익을 성과급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해왔다. 영업이익 중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지난해 카카오 별도 실적 기준 440억원대 이익을 토해내야 한다. 본사 직원 1인당 평균 약 112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셈. 노조 요구가 회사의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에 부담이 될 수 있단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핵심 사업인 플랫폼 부문도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플랫폼 부문 매출 증가율은 2021년만 해도 41%에 달했지만 2022년 14.9%, 2023년 2.6%로 급락했다. 2024년과 지난해에 각각 9.6%, 10.9%로 회복했지만 과거 성장세와는 차이가 뚜렷하다. 콘텐츠 부문의 경우 매출이 2023년 4조26억원에서 2024년 0.8% 줄어든 3조9707억원, 지난해는 4.8% 감소한 3조7810억원으로 줄었다.

최근의 증시 활황에서도 카카오 주가 또한 전고점보다 크게 떨어져 있다. 2021년 6월 16만원대로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4만2700원에 그쳤다.

반면 인건비 부담은 늘었다. 2024년 1만6505명이던 그룹 임직원 수가 지난해 1만5856명으로 줄어든 것과는 대비된다. 카카오 연결 기준 급여는 1조4136억원에서 지난해 1조4503억원으로 늘었다.

급여·퇴직급여·주식보상비용·복리후생비를 합친 인건비성 비용은 같은 기간 1조8588억원에서 1조8893억원으로 증가했다.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한 현금성 인건비성 비용은 1조8473억원으로 3.4% 늘었다. 카카오 본사 직원 수는 지난해 3922명으로 전년보다 106명 줄었지만 이들의 연간 급여 총액은 4095억원에서 4395억원으로 증가했다. 1인 평균 급여액도 이 기간 700만원 더 오른 1억900만원을 기록했다.

치열한 AI 경쟁 속 "불법파업" 경고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처지이기도 하다. 카카오의 연결 기준 연구개발(R&D) 비용은 2023년 1조2236억원에서 지난해 1조2992억원으로 늘었다.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은 16%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가 노조가 던진 '성과급 폭탄'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 크루유니언(노조)이 요구하는 성과보상안의 총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현재 카카오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AI 빅테크들과 경쟁하고 있다. 생존과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때"라고 호소했다.

경영계에서도 '영업이익 N%'를 대상으로 파업을 압박하는 노조 행태에 경고음을 울리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전날 "기업의 이익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 고용, 연구개발,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되어야 하는 경영 자원"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지회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파업이 가능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경총은 "기업은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응할 법적인 의무가 없고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이 기업 이익 배분을 주된 목적으로 벌이는 파업 등 쟁의행위는 목적상 위법한 쟁의행위가 될 수 있음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카카오지회는 이날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도 압도적인 보상을 독점하는 경영진 중심의 보상체계 개선"이라며 "오는 10일 4시간 부분파업 및 판교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즉각 전면 파업이 아닌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추후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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