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NOW]
‘차지’ 문 열고 ‘치폴레’ 등 개점 앞둬
글로벌 음식 브랜드 한국 진출 바람
테스트베드 각광, K푸드도 활용해야
몇 년 사이 서울의 강남, 성수동, 명동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외식 브랜드 매장이 줄줄이 문을 열었다.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 스페인 추로스 브랜드 츄레리아 산 로만, 미국 핫도그 브랜드 핑크스 핫도그와 멕시칸 음식 전문점 치폴레 등.특히 최근 중국과 중화권 브랜드의 한국 진출 사례가 눈에 띈다. 훠궈로 유명한 하이디라오가 명동에 연 양꼬치 전문점 하이하이숯불꼬치는 중국 본토에도 없는 유일한 매장이다. 밀크티의 경우 차지를 시작으로 차백도, 헤이티, 미쉐빙청, 아운티제니 등 다양한 브랜드가 서울 핵심 상권에 매장을 열고 소비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대만 밀크티 브랜드 ‘다밍’도 성수동 입점을 예고하는 등 이른바 ‘C(차이나)카페 벨트’가 서울 주요 상권을 따라 형성되고 있다. C프랜차이즈 진출의 정점은 중국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루이싱커피(luckin coffee)다. 루이싱은 국내에서 ‘루이싱’, ‘瑞幸’, ‘luckin coffee Express’ 등 상표권과 파란 사슴 로고 등록을 마치며 한국 상륙을 준비 중이다.
외식업계에서는 이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매장을 열었다고 보지 않는다. 대신 한국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해 진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빠른 트렌드 순환, 콘텐츠 민감도, 높은 미식 관심도를 갖춘 소비자 등 한국 시장은 외식 브랜드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한국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특수하다. 경쟁이 과열돼 있어 브랜드 간 차별화 싸움이 치열하다. 소비자 눈높이도 높다. 여기에 한국 소비자들은 새로운 브랜드와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 크며, 경험을 곧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로 만들어 확산시키는 데 익숙하다. 최근 ‘K콘텐츠’에 대한 높은 인기 덕분에, 한국에서 입소문이 난 브랜드는 SNS를 타고 세계적으로 흥행할 가능성도 높아졌다.이런 시장 구조는 브랜드 입장에서 ‘실패도 빠르게, 학습도 빠르게’ 할 수 있는 환경이다. 신제품을 선보이면 반응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쌓이고, 이 피드백을 기반으로 메뉴·가격·스토어 경험을 빠르게 수정해 다른 국가에 전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비즈니스 모델의 화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단기간에 검증할 수 있는 ‘글로벌 실험실’인 셈이다. 이를 통해 각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넘어, 스토리·공간·콘텐츠를 통한 ‘경험 밀도’까지 촘촘히 설계한 뒤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갈 실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반면 K카페나 K레스토랑이 한국 시장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느냐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브랜드 운영 경험과 노하우, 메뉴·공간·콘셉트·콘텐츠를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하는 역량, 이를 해외로 수출하는 모델 등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당장의 생존 앞에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국내 브랜드가 해외로 향할 때 마주하게 되는 규제·투자·파트너십 장벽을 낮추는 정책적 지원도 부족하다.
글로벌 F&B들이 ‘한국에서 인정받은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한국 시장을 활용하는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 ‘K카페’, ‘K레스토랑’도 세계 시장으로 날아오르길 기대한다.김유경 푸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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