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약 도입, 기준 될 법은 없어… 의료계 “처방 거부권 줘야”

1 week ago 21

7년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여성-종교계 이견에 법 개정 못해 전문가 “현장 혼란… 후속입법 시급” 李 “의료현장 목소리 충분히 들을것” 정부가 내년부터 먹는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인공임신중절(낙태) 허용 시기 등을 둘러싼 ‘입법 공백’을 해소하지 않으면 현장의 혼란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성계는 관련법을 조속히 정비해 미프진 사용 기준뿐 아니라 낙태 허용 문턱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종교계는 태아 생명권을 이유로 낙태 허용을 반대하고 있어 법 개정까지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불합치 후에도 7년째 ‘입법 공백’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현행 모자보건법상 낙태는 임신 24주 이내일 때 부모의 유전 질환이나 성폭력에 의한 임신 등 특정 사유가 있을 때 허용된다. 그러나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7년째 후속 입법이 지연되면서 모자보건법에 규정되지 않은 낙태도 처벌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2020년 임신 14주 이내는 여성의 의사에 따라, 15∼24주는 성폭행이나 사회·경제적 사유 등이 있을 때 임신중지를 허용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낙태 허용과 가능한 주수(週數)에 대한 각계의 견해차가 커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결국 낙태는 ‘처벌할 수는 없지만 보호도 못 받는’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음지로 내몰린 여성들은 임신중절이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하거나 몰래 약을 복용해야만 했다. 현 22대 국회에서도 임신중지 허용 범위 등을 담은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논의는 더디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지난해 7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임신중지 허용 제한을 아예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반면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안은 임신중지 허용 주수를 22주로 단축하고, 낙태 허용 요건을 현행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등 태아 생명권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미프진 도입에 맞춰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임신중지 기준도 마련하지 않고 약물만 도입하는 것은 미봉책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임신중지가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가능한지 등에 대한 후속 입법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완벽한 대책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 게 좀 더 나은 결정”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건강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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