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개 가죽’까지 수탈 증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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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향토사학자 심정섭 씨 문경 마성면장이 작성 문서 공개 돼지-개 등 가축 수탈 사례 증거 일부 조선 개 멸종위기 몰리기도 향토사학자인 심정섭 씨가 12일 일제의 군용견 모피 공출 통지서(가로 18cm, 세로 13cm)를 공개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개 가죽을 내놓으시오.” 일제가 1940년대 태평양 전쟁 당시 조선을 병참 기지로 만들어 공출을 요구하고 징병과 징용을 하며 식량, 소, 잡초 등은 물론 개 가죽까지 수탈했다는 문서가 공개됐다. 제8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향토사학자 심정섭 씨(83·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는 12일 일제의 군용견 모피(개털 가죽) 공출 통지서를 공개했다. 심 씨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인 백강 조경한 선생(1900∼1993)의 외손자다. 이 통지서는 1940년 11월 15일 당시 경북 문경시 마성면 면장과 마성 경찰 주재소 수석 명의로 작성돼 주민 김을용 씨에게 발송됐다. 가로 18cm, 세로 13cm 크기의 통지서에는 “군수용품으로 필요하다. 1941년 2월 10일까지 견피(犬皮·개 가죽) 3장, 돈피(豚皮·돼지 가죽) 3장을 책임지고 공출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일제가 개·돼지를 수탈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드문 문서다. 문경은 개에 대한 지명이 많은 곳이다. 민족문화추진회에서 발행한 신증동국여지승람 번역본의 문경 산천(山川) 지명을 보면 견탄(犬灘), 견탄원(犬灘院), 견탄진(犬灘津) 등이 보인다. 견탄은 개여울, 견탄원은 개여울 집, 견탄진은 개여울 나루터를 각각 의미한다. 특히 견탄원은 조선시대 문경시 호계면 견탄리에 있는 여행객과 상인에게 숙식 및 휴식 편의를 제공하던 공공 여관인 역원이었다. 조선시대 문신인 권근(1352∼1409)은 “화엄대사 진공이 견탄원을 짓고 관원, 여행객을 편안하게 했다”는 글을 적었다. 예로부터 문경새재는 산세가 험해 새마저 고개를 넘어가기 힘들었다는 곳이다. 한양에서 과거가 시행되면 영남의 선비들은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 촉도난(촉도의 험난함·蜀道難)을 읊으며 문경새재를 넘었다고 한다. 심 씨에 따르면 경북 고령 출신인 독립운동가 김상덕 선생(1892∼1956)은 “임진왜란 당시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가 충주 탄금대에 주둔한 신립 장군과 싸우기 위해 문경새재를 넘어가다 개들의 출현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는 전설이 있다”며 “이 역시 견탄원에서 기른 개들에게 왜군이 혼비백산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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