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협정 결렬 후 출입 차단
갈치-고등어-오징어 어업 직격탄
4배 먼 동중국해 조업, 비용 증가
“어종 변화 고려, 타협점 찾아야”
1998년 체결된 한일어업협정은 양국 EEZ가 겹치는 해역을 중간수역으로 정해 공동 이용하고, 상대국 EEZ에 대해서는 매년 어업공동위원회를 통해 조업 어선 규모와 어획 조건 등을 협상했다. 하지만 2015년과 2016년 어업공동위원회 협상에서 입어 조건을 놓고 양국이 충돌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기존 입어 허가가 만료된 2016년 6월 30일을 기점으로 상대국 EEZ 입어가 중단됐다.
결렬 당시 일본 측은 △양국 어선이 따로 조업하는 교대 조업 수역 확대 △한국 정부의 조업 질서 이행 보증(조업 조건 위반 자국 어선을 단속하라는 뜻) △일본 EEZ에 입어하는 한국 갈치 연승어선의 대폭 감축 등을 요구했다. 반면 정부는 자국 어업인을 일본 요구에 따라 제재해야 할상황이 생길 수 있고, 갈치 연승어선은 2015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합의한 사항인데 일본이 이를 무시하며 입어 규모를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하려 한다며 반발했다.
협상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피해는 어민의 몫으로 돌아왔다. 일본 EEZ는 갈치, 고등어, 오징어 등 국내 주요 어종의 핵심 어장이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일어업협정이 중단된 2016년 7월부터 2020년 3월까지 45개월간 어획 감소량은 6만3000t, 손실액은 2322억 원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 보면 연승·외줄낚시(갈치) 800억 원(1만649t), 선망(고등어) 654억 원(3만8720t), 채낚기(오징어) 483억 원(7378t), 중형기선저인망(가자미) 386억 원(5854t)이다. 지난해 국회 토론회에서도 수협중앙회는 2012∼2015년 어획량을 토대로 연평균 72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일본 EEZ 조업이 막히면서 갈치 연승어선은 일본 EEZ보다 최장 4배 먼 동중국해까지 원거리 조업에 나서 비용과 위험 부담이 커졌다.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 선단은 조업 부진으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2016년 24개에서 지난해 16개로 줄었다.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은 “인건비, 유류비, 선수품 등 출어 경비가 위판액 증가율을 크게 웃돌아 갈치 어획량이 늘어도 어업인 실질 소득은 오히려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10년간 누적 피해가 더 이상 개별 어업인의 희생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협상 조속 재개 △대체 어장 자원조사 지원 △특별 감척 시행 및 지원금 증액 등을 요구했다.
김대영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일어업협정이 중단된 10년 사이 어족 자원 감소, 어종 이동, 기후변화, 고령화, 조업 구조 변동 등 어업계 변화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우리가 힘드니 일본 수역에 다시 들어가게 해달라’는 논리보다는 양국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고등어, 갈치, 가자미, 오징어 등 주요 어종을 대상으로 자원 감소 원인을 조사한 뒤 공동 관리체계를 만드는 방식이 현실적인 접근법”이라고 했다. 강미숙 해양수산부 지도교섭과장은 “민간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성격이 강한 EEZ에서 정부가 이행 보증을 하게 되면 독도 등 외교적 쟁점과 연결될 소지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과학자와 어업인 교류 등 민간 차원 교류를 이어가면서 한편 어업인을 위해 대체 어장 자원조사, 감척 사업 등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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