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향해 일렬종대로 배치
100년전 공장직 구조 여전
소음 해결·콘센트 확충 등
선진국선 5~6인 부스 설치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 등
교육공간 100여곳 설계해와
“철학 담긴 공간서 교육 변화”
“인공지능(AI) 시대에 진입하면서 교육 공간도 바뀌어야 하지만 1920년대부터 쓰던 도면에 따라 효율성만 강조한 학교를 지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는 게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입니다.”
칠판 앞 교단 위에 서 있는 교사를 향해 일렬종대로 늘어선 책상, 일자형 통로를 두고 같은 간격으로 반복되는 교실. 학교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이미지다. 학생들이 교사를 향해 앉는 이 구조는 사실 효율적인 통제를 위해 설계된 근대식 공교육의 흔적이다. ‘공장제 학교 모델’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200여년 전 근대 교육 모델을 처음으로 설계한 프로이센의 교육에서 비롯됐다. 일본과 미국 등 주변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온 이 공간은 대량의 인적 자원을 육성해야 했던 산업화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 학교에 AI가 들어오는 첨단 시대로 들어오면서 교육의 내용과 방법은 완전히 바뀌었지만 정작 교육 공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교육공간 설계 전문가 김지호 아이스토리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의 발전이 교수법의 근간을 바꾸고 있지만 정작 수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변하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낡은 구조의 공간에서 하는 것, 이것이 지금 우리 교실의 가장 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25년간 교육공간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김 대표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건축도시대학원에서 실내설계를 전공했다. 2010년 교육 공간 전문 디자인 기업 아이스토리를 설립해 교원그룹과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 드와이트스쿨, 코리아폴리스쿨 등 국내외 기관과 협업하며 유치원·초중고·국제학교를 포함한 100여 곳의 교육공간을 설계해왔다. 그가 지난해 출간한 첫 저서 ‘학교 공간 디자인 산책’은 한국출판인 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AI 도입이 화두다. 올 3월 교육부는 초·중·고교의 인공지능(AI) 교육을 확대하고 AI 교육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총 1141곳의 ‘AI 중점학교’를 선정해 운영에 들어갔다. 2028년에는 2000곳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AI 시대 학교 교육 방향 연구 전문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AI 교육 환경에 걸맞은 교실을 위해선 ‘소음’과 ‘인프라’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꼽았다. 학생들은 각자 또는 팀별로 디바이스를 활용해 검색하고, 토론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로의 소음이 집중을 방해할 수 있어서다. 또 개개인이 디바이스를 충전해야 하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써야 하는데 기존 교실 구조에는 콘센트가 부족해 멀티탭을 여러 개 쓰고 있어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소규모 부스형 공간인 ‘러닝 팟(Learning Pod)’이 제시된다. 핀란드를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는 2~6인 규모가 들어갈 수 있는 부스형 공간를 학교 곳곳에 설치해 개인 집중과 소그룹 협업이 모두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떤 교육 철학을 가져오든, 그것을 담을 공간이 함께 바뀌지 않으면 절반의 변화에 그친다”며 “철학과 공간이 함께 설계될 때 비로소 교육이 바뀔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 교육은 디바이스를 교실 안에 채워 넣는 것만이 정답일까. 김 대표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사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스웨덴은 한때 유치원부터 태블릿 사용을 의무화할 만큼 공격적으로 디지털 교육을 밀어붙였지만 역효과가 나자 2023년 정책을 전면 수정했다. 반면 옆나라 핀란드는 ‘AI 리터러시’를 필수 교육으로 포함하는 등 기술을 도입할 당시 부작용도 함께 점검했다. 김 대표는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도입될수록 여백이 있는 교육 공간이 필요하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과 공간도 학교 안에 공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기존의 학교 시설을 재구조화하는 문제도 숙제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는 210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입학생이 줄다 보니 일부 학교에서는 비어있는 교실이 절반 이상인 곳도 나온다.
김 대표는 “학령인구 감소는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학교라는 공간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며 “이미 지어진 학교는 시니어를 위한 공간, 주민센터, 체육 활동공간 등으로 고쳐 활용하며 마을의 구심점이 되는 거점 커뮤니티로 거듭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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