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는 지난해 가족친화인증기업·기관이 전년보다 469곳 늘어난 총 6971개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중 중소기업은 4934개로 전체의 70.8%를 차지해 전년과 비슷하게 높은 비중을 보였다.
‘가족친화인증’은 자녀 출산·양육 및 교육지원제도, 유연근무제도, 근로자 및 부양가족 지원제도 등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해 심사를 거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2008년 14개 기업으로 시작한 이후 인센티브 제공과 컨설팅 확대 등 정부 지원 강화에 따라 매년 참여가 꾸준히 증가했다.
◇ 중소기업 참여 확대…예비인증 도입
특히 올해는 중소기업의 제도 참여를 돕기 위해 출산·육아 친화 기준을 적용한 ‘예비인증’ 제도를 처음 도입했으며, 총 11개 중소기업이 예비인증을 받았다. 예비인증 기업에는 금리 우대 등 일부 인센티브가 제공되며, 향후 가족친화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지원한다. 일·생활균형 인프라 구축비 지원 심사 시 가점(5점) 부여, KITA 무역진흥자금 지원, 대출금리 우대, 임직원 예금금리 우대 등의 혜택도 포함한다.
아울러 가족친화인증을 12년 이상 유지한 31개 기업이 올해 ‘가족친화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선도기업은 법정 기준을 넘어서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한 기업으로, 정기 근로감독 면제 등 강화된 인센티브를 제공받는다.
◇ 가족친화 우수기업 18곳 포상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기업 사례는 정책의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임신 기간에 재택근무를 횟수 제한 없이 허용하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외 추가 단축 근무를 지원한다. 또한 초등학교 자녀를 둔 직원에게 입학 돌봄 휴직(1개월)과 학자금(연 1000만원 이내)을 지원하는 등 선도적인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신엠앤씨는 임신부에게 1일 60분의 추가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별도 신청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자동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20일 유급 보장, 주말 근무가 잦은 부서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운영하는 등 근로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전 직원 대상 월 1회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자녀 임신 기간 2시간 단축근무를 보장한다. 재택근무 활성화와 전국 8개 워크센터 운영, 자체 가족친화지수 도입 등 조직 차원의 관리체계도 구축했다.
◇ 인증기업에 200여 개 인센티브
정부는 더 많은 기업이 가족친화경영에 참여하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출입국 우대카드 발급, 정부 물품구매 적격심사 및 공공사업자 선정 시 가점,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 우대, 은행 대출금리 할인, 신용보증기금 보증료 감면, 방송광고 송출비 감면 등 200여 개 혜택이 지원된다.
성평등가족부는 5월 29일까지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026년 가족친화인증 신청을 받는다. 신청은 가족친화지원사업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 가족친화지수 49점…인증기업 격차 뚜렷
한편 성평등가족부는 국가승인통계인 ‘2025년 기업 및 공공기관의 가족친화수준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공공기관과 상장기업의 유연근무, 출산·양육지원, 가족친화문화 조성 등 제도 운영 현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수행했으며 6월 10일부터 7월 21일까지 이메일·팩스를 통한 설문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은 공공기관 813곳, 민간기업 1010곳 등 총 1823곳이다.
조사 결과 2025년 전체 가족친화지수는 49.0점으로 2021년(46.9점)보다 2.1점 올랐다. 지수는 2015년 36.1점, 2018년 40.6점, 2021년 46.9점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공공부문은 51.8점, 민간부문은 47.5점으로 공공부문이 4.3점 높았으며, 인증기업·기관(56.4점)은 미인증 기업·기관(44.5점)보다 11.9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탄력근무제도, 부양가족 지원제도, 가족친화문화 조성 영역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는 인증기업이 제도 도입과 조직문화 개선에 적극적인 데 비해 미인증 기업은 출산휴가나 돌봄휴직에 따른 인력 공백 우려 등으로 제도 수용성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족친화제도 시행 효과에 대해서는 ‘근로자 직장만족도 향상(60.4%)’, ‘기업 홍보 및 이미지 개선(59.9%)’, ‘근로자 생산성 향상(58.9%)’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가족친화경영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투자이자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저출생 시대에는 일터의 가족친화적 변화가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수 상승은 제도 정착을 넘어 조직문화 성숙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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