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매입임대 삽뜬건 4.2%뿐…전월세난에 공급 먹구름
전쟁에 인건비·자재비 급증
금융비용 부담까지 겹쳐
94%가 약정 1년넘게 지연
"싸게 지어 LH에 비싸게 파나"
李 발언 뒤 공사비 연동 폐지
업자들 "공사하면 손해" 호소
LH "상반기로는 판단 일러"
신축 매입임대의 병목은 약정 체결 이후 착공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부 집계상 공식 지연 사유는 인허가와 토지 확보가 가장 크지만, 현장에서는 공사비와 자금 조달 부담으로 사업성 계산이 어려워졌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신축 매입 가격 산정 방식이 감정평가형 중심으로 일원화되면서 사업자가 공사비 상승분을 매입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모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이후 매입약정을 체결하고도 1년 이상 착공하지 못한 물량은 지난 5월 말 기준 134건, 1만8498가구다. 이 가운데 LH가 지연 물량으로 분류한 것은 116건, 1만6470가구였다.
지연 물량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 2904가구, 인천 2963가구, 경기 1만55가구 등 수도권에서만 1만5922가구에 달했다. 이는 현재까지 수도권 착공 실적 5300호의 약 3배 규모다. 전체 지연 물량 대부분이 전월세 불안이 큰 수도권에 몰린 셈이다.
약정 시기별로는 2024년 약정분이 95건, 1만4568가구로 전체 지연 물량의 88%를 차지했다. 2025년 약정분은 21건, 1902가구였다.
다만 지연 물량 대부분이 사업 포기 상태는 아니다. 사업을 유지 중인 물량은 105건, 1만5482가구로 전체의 94%였다. 사업자 포기는 3건, 58가구에 그쳤다. 사업자가 약정을 깨고 철수했다기보다 약정을 유지한 채 인허가, 토지 확보, 설계, 자금 조달 문제로 착공을 미루는 물량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여기에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부담이 겹쳤다고 본다. 1년 이상 미착공 지연 사유에는 공사비·자재비 상승이 별도 항목으로 잡히지 않았다. 다만 비용·가격 산정과 관련된 사유로는 사업자 자금 조달 지연 544가구, 사업자 내역 산정 지연 279가구, LH 공사 원가 검증 지연 219가구 등이 집계됐다.
가격 산정 방식 변화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LH 자료에 따르면 신축 매입 가격 산정 방식은 감정평가형과 공사비연동형으로 나뉜다. 감정평가형은 토지와 건물을 모두 감정평가 금액 기준으로 산정해 공사비·자재비·물가 상승분이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반면 공사비연동형은 토지는 감정평가, 건물은 외부 원가 계산 용역기관이 산정한 건물 공사비를 기준으로 해 설계 변경과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감분을 반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사비연동형은 2024년 신설돼 2024~2025년 수도권 50호 이상 건축 예정 물건에 한정 적용된 뒤 올해 중단됐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LH 신축 매입임대주택의 고가 매입 논란을 지적한 이후다. 당시 이 대통령은 "1억원짜리 집을 지어 LH에 임대주택용으로 1억2000만원씩 받으며 비싸게 판다는 소문이 있다"며 "광범위하게 LH를 '호구'로 삼는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LH는 공사비연동형을 없애고 감정평가 방식으로 매입가 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고가 매입 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공사비 상승분을 매입 가격에 직접 반영할 통로가 좁아진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 건설공사는 통상 공사 기간 중 물가가 크게 오르면 일정 부분 공사비를 조정하는 장치가 있고, 조달청 공공용역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계약 이행이 곤란한 경우 보조하는 조항이 있다"며 "중동발 전쟁 등으로 공사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공사비 보전이 어렵다면 신축 매입임대 사업자들이 착공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H는 상반기 실적만으로 연간 공급 성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올해 가격체계 개편 이후 공고가 3월 말 나갔고, 매도 신청부터 약정까지 통상 3~4개월이 걸린다"며 "미착공이나 해지 사유도 대부분 인허가와 토지 확보 등 사업자 측 절차 지연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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