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고 백지 상태서 다시” 황성빈이 수비에 쏟은 노력, 롯데 센터라인 한 축으로 [스토리 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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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성빈이 8일 시범경기 사직 KIA전 도중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황성빈이 8일 시범경기 사직 KIA전 도중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8·롯데 자이언츠)은 빠른 발과 공격력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그렇다고 수비를 소홀히 하는 법은 없었다. 오히려 수비 훈련에 더 몰두하곤 했다. 2022년 마무리캠프 당시 그는 부산에서 김해 상동구장으로 출퇴근하는 다른 선수와 다르게 신인 사이에 섞여 숙소를 썼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올해 역시 2년여 전과 같은 마음으로 글러브를 꼈다. 그는 “내 것을 모두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지

황성빈은 “스프링캠프 기간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배웠다”고 밝혔다. 조원우 수석코치와 대화가 시작이었다. 조 코치는 “타석에서 집중력이 수비에선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황성빈은 인정했다. 그리고 조 코치로부터 노하우를 배우려고 자신을 비웠다. 조 코치는 과거 롯데 외야수비코치 시절 손아섭(NC 다이노스) 등을 집중적으로 지도해 수비력 향상을 도운 바 있다. 황성빈은 “맨 처음 코치님 합류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인정받고 다시 증명하기 위해 처음부터 배웠다. 내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성빈은 조 코치에게서 ‘첫발’을 떼는 방법을 상세하게 익혔다. 조 코치는 캠프 초반 ‘타구 판단에서 스타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황성빈에게는 중견수가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빠른 발과 반응 속도를 갖췄기 때문이다. 황성빈은 “코치님이 ‘네가 중견수를 맡는 게 롯데에 플러스다. 외야에 뜬공은 네가 다 잡으라’고 하셨다”며 “이후 훈련하는 동안 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동시에 책임감이 생겼다. 덕분에 수비에서 더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 황성빈이 10일 시범경기 사직 LG전 도중 워닝트랙 앞까지 뻗은 까다로운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황성빈이 10일 시범경기 사직 LG전 도중 워닝트랙 앞까지 뻗은 까다로운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신뢰

김태형 감독 또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선발 라인업이 그중 하나다. 김 감독은 대만~일본으로 이어진 스프링캠프부터 황성빈에게 리드오프 겸 중견수를 맡기고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8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4경기 연속 고정이었다. 김 감독은 “올해 (황)성빈이가 (수비에서) 더 좋아지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성빈은 “감독님께서 나를 선택해주시는 만큼 책임감이 더욱 강하게 든다”며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시작이 좋다. 황성빈은 11일 사직 LG 트윈스전까지 중견수로 안정적 수비를 펼쳤다. 타석에선 12타수 6안타 2도루로 맹활약했다. 그는 정규시즌까지 이 같은 활약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황성빈은 “우리 팀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팀이다. 올해 똘똘 뭉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그리고 감독님께서 나를 통해 웃을 수 있는 경기를 더 많이 치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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