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강화로 대한체육회 재정 확충 기반 구축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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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실 직속 마케팅실 신설하고 전문가들 기용
취임 첫 간부급 인사는 1년 지켜본 뒤 보완 계획
김택수선수촌장, 김나미사무총장에겐 무한 신뢰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 MK스포츠와 단독회견

“지난 28일 임기 시작과 함께 단행한 부장급 이상 인사는 1년을 지켜본 뒤 미흡한 점이 있으면 보완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직제까지 개편해 마케팅 기능을 강화한 것은 대한체육회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택수(55) 진천선수촌장과 김나미(54) 사무총장 기용은 그분들이 맡은 바 책무를 무난히 수행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유승민(43) 신임 대한체육회장은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1405호 대한언론인회 사무실에서 가진 MK스포츠와의 단독회견에서 자신감 넘치는 어투로 필자의 질문에 진지하게 답변했다. 당면과제 해결은 물론 한국 체육 백년대계의 기초를 다져 보겠다는 각오도 보였다. 다음은 유 회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1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이 3월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1405호 대한언론인회 사무실에서 가진 MK스포츠와의 회견에서 필자의 질문에 진지한 표정으로 응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지난 1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이 3월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1405호 대한언론인회 사무실에서 가진 MK스포츠와의 회견에서 필자의 질문에 진지한 표정으로 응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유승민, 체육회 사상 처음 여성 사무총장 기용

- 대한체육회의 두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선수촌장과 사무총장이 아직 임명되지 않았는데요?

“오늘 오후 공식 보도자료가 나갈 예정입니다만 김택수 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 선수촌장을, 김나미 전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으로 내정돼 오는 27일 이사회의 승인을 얻으면 업무에 들어갈 것입니다. 김택수 촌장님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제가 우승할 때 코치님이어서 누구보다 신뢰가 가는 분입니다.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출신으로 동계종목에 경험이 많으신 김나미 총장님도 정책기획과 조직 운영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습니다.”

유승민(왼쪽)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2월14일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호텔 2025 대한탁구협회 어워즈에서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에게 특별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승민(왼쪽)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2월14일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호텔 2025 대한탁구협회 어워즈에서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에게 특별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한체육회 김나미 사무총장은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부회장을 지낸 여자스키 선수 출신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한체육회 김나미 사무총장은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부회장을 지낸 여자스키 선수 출신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 회장은 대한체육회 10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사무총장으로 기용한 것과 관련, “김 총장은 동계종목 전문가로 국제스포츠계에서 다양한 인사들과 긴밀한 교류를 이어왔고 향후 한국 체육 발전과 주요 사업 추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회장은 지난 28일 취임 첫인사에서도 기획조정본부장에 김보영, 신설 마케팅실장에 오지윤 등 13명의 여성을 부장급 이상 간부로 기용했다.

유승민, 탁구협회장 재직 때 100억 원 모금

-이번 인사를 보면 대한체육회의 자생적 재정 능력 확충을 위해 직제 개편과 전문가 기용 등 고심한 흔적이 뚜렷합니다만….

“그렇습니다.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서는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여서 회장실 직속으로 마케팅실을 신설했습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 시절에도 기업을 상대로 후원금 확보에 박차를 가해 실적을 올렸으며 지난해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습니다.”

제24대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유승민.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제24대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유승민.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맡았던 유 회장은 재직기간 꾸준한 후원금 모금 사업으로 100억 원을 모아 협회 재정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탁구협회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큰 대한체육회에서 유 회장의 마케팅 기대 성과가 큰 이유다.

- 이번 인사는 여러모로 파격적이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혹시 남성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 부작용 우려는 없을까요?

“나름대로 조직의 활성화 등을 위해 심사숙고해 최선을 다한 인사였다고 자부합니다. 일단 부장 이상급 인사가 모두 끝났으므로 앞으로 1년간 지켜본 뒤 문제가 있으면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남성, 여성 가리지 않고 능력 위주의 평가를 통해 직원 모두가 신뢰하는 인사를 하겠습니다.”

“내년 동계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최선”

- 대한체육회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만 당면과제를 든다면….

“내년 2월 열리는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끝난 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금16, 은15, 동14)의 좋은 성적을 올렸는데 동계올림픽에서도 종합 10위안에 들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습니다. 이어 내년 9월 일본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도 일본의 텃세를 극복하고 종합 2위 복귀에 도전할 것입니다.”

“2036년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위해 합심해야”

- IOC 선수위원,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잇달아 당선돼 유 회장에게는 ‘선거의 귀재’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습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 선수들끼리 투표해 뽑는 8년 임기의 IOC 선수위원 선거가 있어 먼저 2명의 국내 경쟁자들을 제치고 23명이 겨뤄 4명을 뽑는 본선에 나갔습니다. 선수촌 안에서 하루 25km를 걸으며 선수들에게 인사하고 홍보 책자를 나눠주는 등 하루 15시간씩 발품을 판 결과 2위로 당선됐습니다. 2019년 대한탁구협회장 선거와 지난 1월의 체육회장 선거도 전국을 순회하며 열심히 투표인단을 만나 지지를 호소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유승민이 제129차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IOC 선수위원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유승민이 제129차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IOC 선수위원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임기 첫날인 지난 2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서울특별시를 꺾고 2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됐는데….

“런던이나 파리, LA 등은 이미 세 차례의 하계올림픽을 치르거나 치를 예정인데 우리나라가 두 번째 하계올림픽을 치르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2036년은 아시아 지역이 개최지로 유력한데 인도, 인도네시아 등과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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