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발표한 ‘한국의 고급 인력 해외 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에 따르면 한국의 두뇌수지 적자 폭이 확대됐다.
두뇌수지는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과 외국인 전문 인력의 국내 유입 간 차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SGI가 자체적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현재 국내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유출을 막고 인재 순환 촉진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구 1만명당 인공지능(AI) 인재 순유출은 -0.36명이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9년 12만 5000명이던 해외 유출 인력이 2021년에는 4000명 증가해 12만 9000명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국내 유입 인력은 4만 7000명에서 4만 5000명으로 2000명 감소했다. 이에 두뇌수지 적자도 2019년 7만 8000명에서 2021년 8만 4000명으로 확대됐다.
또한 국내 과학자의 해외 이직률(2.85%)이 외국 과학자의 국내 유입률(2.64%)보다 높아 전반적으로 순유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SGI는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와 연공서열식 보상, 부족한 연구 인프라, 국제협력 기회의 부족 등을 인재 유출 원인으로 꼽았다. 상위 성과자가 해외로 떠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능한’ 인재일수록 떠나게 되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국내 대졸자의 평생 공교육비는 약 2억 1500만원에 달해, 이들이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할 경우 1인당 약 3억 5000만원의 세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GI는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제시하며 “단순히 인재 유출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브레인 게인’(Brain Gain) 전략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 인재가 다시 유입되고 순환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