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대출공급 '역주행'
1분기 신규대출 3822억 그쳐
주담대 대출은 오히려 늘어
같은 기간 7조원 넘게 증가
대출비중 30%는 맞췄지만
공급금액 자체는 계속 줄어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30%)를 준수했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취약계층에 속하는 이들에게 공급된 대출액 자체는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에 담보가 있고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은 확 늘리고 중저신용자 비중을 맞춰야 하는 신용대출은 확 줄였기 때문이다.
신용평점 하위 50%에 대출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인허가를 받은 인뱅이 본연의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과 함께 당국의 규제 방식에도 맹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뱅 3사(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0조8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24년 1분기 말(11조6360억원)에 비해 7973억원(6.9%) 줄어든 수치다. 당국이 인뱅들에 신용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하라는 비중 목표치를 적용하기 시작한 이후 오히려 대출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4년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신규 취급액은 6808억원이었는데, 2025년 1분기 5221억원으로 줄어들더니 올해 1분기에는 382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44.9%가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은 2024년부터 인뱅들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잔액 기준 30% 이상'으로 일원화했다. 이후 2025년부터는 대출 잔액뿐 아니라 분기별 신규로 취급하는 신용대출도 30% 이상을 중저신용자로 채우도록 했다. 애초에 인뱅에 인허가를 내준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중저신용자에 대한 꾸준한 대출 공급이어서다.
이 기간 인뱅 3사는 모두 분기별 비중 목표는 준수했다. 오히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50%를 넘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중저신용자 대출(분자)을 늘려서가 아니라 총 신용대출 공급량(분모)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전 분기 35.7%에서 45.6%로 크게 상승했는데, 이 기간 공급액은 1938억원에서 1806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한편 주담대(전세보증대출 포함)는 같은 기간 7조32154억원이 늘어났다. 2024년 1분기 말 31조3913억원이던 주담대 잔액은 올해 1분기 38조7128억원까지 올라갔다. 2024년까지만 해도 인뱅 3사의 신용대출 잔액이 주담대 잔액보다 많았지만 2025년 역전됐고, 올해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인뱅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규제 때문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 인뱅 관계자는 "특정 계층을 겨냥해 줄인 게 아니라 전체 규모를 관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각 은행에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부여하지만, 총량 내에서 주담대·신용대출 등 유형별 배분은 각 사의 재량을 인정해준다. 인뱅들이 이 맹점을 파고들며 주담대 위주로 영업을 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은 비중만 맞추고 공급 금액을 줄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허영 의원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맞췄다고 해도 실제 공급액이 계속 감소하는 건 포용금융의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규욱 기자 / 김예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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