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서 소중함을 몰랐던 나무와 숲이 주는 진짜 이야기[여책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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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은근히 많은 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익숙하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못 느끼고 있을 뿐인데요. 마치 공기나 물처럼 말이죠.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 생기는 효과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나무를 한 그루 심으면 6가지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내뿜어 대기질을 개선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산사태와 가뭄 방지, 산림휴양, 생물다양성 확보, 온실가스 흡수, 열섬완화 등이 그것이죠.

경기 광주 남한산성 소나무숲 / 사진 = 한국관광공사

경기 광주 남한산성 소나무숲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인류 아니 지구와 벗 삼아 우리 곁을 지켜 온 나무와 숲. 이들의 소중함과 이들만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두 권의 책이 최근 출간했습니다. 전국 100여 곳에 걸쳐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의 사연을 소개한 ‘여행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와 전국 34곳의 숲에 담긴 다양한 아름다움을 엿본 ‘우리가 몰랐던 우리 곁의 그 숲’입니다.

여행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
백종서‧신동숙 | 책과나무

사진 = 책과 나무

사진 = 책과 나무

1992년 교대를 졸업하며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두 사람. 그 후 30여년 초등교사로 근무한 백종서, 신동숙은 선생님 경력을 십분 살려 길 위에서 만난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책 제목을 ‘여행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로 지은 이유도 이와 같다.

​대놓고 여행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나무를 마주할 때가 있다. 수십 내지는 수백 년을 한자리에서 버틴 그 나무들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우리 역사와 삶을 함께해 온 존재들이다. 책에는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 100곳 이상의 나무 이야기를 소개했다.

강원 강릉 오죽헌 배롱나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강원 강릉 오죽헌 배롱나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강릉 오죽헌의 신사임당이 심은 배롱나무, 서울 종로구 창덕궁의 학문과 덕을 상징하는 회화나무, 경기 양평 용문사의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은행나무, 인천 강화 고려궁지의 고려궁터 느티나무, 충북 괴산 문광저수지의 율지리 미선나무, 충남 서산 유기방가옥의 여리미 비자나무와 감나무, 전북 부안 내소사의 할머니·할아버지 나무, 전남 광양 유당공원의 광양읍수와 이팝나무, 경북 문경 장수황씨 종택의 탱자나무, 경남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의 푸조나무, 부산 금정구 범어사의 등나무 군락, 제주 서귀포 성산일출봉의 평대리 비자나무숲 등 나무마다 가진 사연을 살뜰히 담았다.

​이 나무들을 따라가다 보면 오랜 시간을 거치며 그것만의 이야기를 갖게 됐다는 점을 알게 된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글을 읽으며 의지했던 나무, 마을을 지키며 수호목으로 여겨졌던 나무, 전쟁과 자연재해를 견디며 살아남은 나무들이 그렇다. 각각의 나무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품고 있다.

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오늘날 우리는 자연과의 공존을 고민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숲을 보호하고, 오래된 나무들을 지키는 것은 단순한 보존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무 한 그루가 품고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깊은지 깨닫게 된다.

​나무들은 과거에도 그랬듯, 오늘날에도 누군가의 그늘이자 쉼터가 돼준다. 우리는 이 나무들을 통해 자연이 주는 위로와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오래된 나무가 들려주는 깊고 따뜻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과 함께 길을 떠나, 나무가 전하는 시간을 느껴보길 바란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 곁의 그 숲
정태겸 | 꽃길

사진 = 꽃길

사진 = 꽃길

​저자 정태겸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본 뒤 고고학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역사 전공까지 꿈꿨다. 하지만 묘하게도 최종 결정은 불교학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불교 전문기자로 일하며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선택한 길은 여행작가였다.

​눈으로 본 것을 타인의 손이 아닌 내 손으로 전하고 싶었다. 느낀 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게 좋았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 순간 숲을 걷는 자신을 발견했다. 숲이 달라야 얼마나 다를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른 것처럼 숲도 달랐다.

사진 = 꽃길

사진 = 꽃길

​첫 책의 주제를 무엇으로 하는 게 좋을지를 두고 한참 방황했을 때 숲을 고른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우리 곁에 이토록 훌륭한 숲이 있다는 걸 많은 이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더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이 책 ‘우리가 몰랐던 우리 곁의 그 숲’을 쓴 이유다.

​책은 전국 34개의 숲을 다룬다. 동강 상류 비밀의 숲을 찾아가는 강원 평창 백운산 칠족령 숲길을 시작으로, 산성과 도시 그리고 숲의 공생이 있는 경기 광주 남한산성 소나무숲, 150만 대전의 허파 역할을 하는 대전 도솔생태숲, 귀가 즐거운 가야산 오솔길 속으로 가는 경남 합천 가야산국립공원 소리길, 해송 아래 누워 즐기는 여유가 있는 전남 진도 관매도 해송숲, 붉은 꽃비가 내리는 마을로 가는 제주 남원 신흥리 동백마을숲 등을 소개한다.

사진 = 꽃길

사진 = 꽃길

저자는 숲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우리는 숲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숲은 그저 나무들이 울창하게 뿌리내린 곳, 다양한 생명이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공간이자 우리가 잠시 쉬어가는 장소 정도로만 알뿐, 생각만큼 그 깊이를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숲을 자세히 바라볼 수 있도록 저자는 사진과 함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그러나 우리 곁에 항상 머물러 있던 그 숲의 깊이를 알지 못했던 시간이 아쉬울 정도다.

​저자는 34개의 숲 안내와 함께 여행자의 눈으로 본 풍경과 숲이 지닌 역사 그리고 숨은 이야기들, 숲을 중심으로 형성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까지 생생하게 담았다. 숲이라는 커다란 책 속에서 여유와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펼쳐 보길 바란다. 현실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숲’이 책 속에 있을 것이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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