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헤즈볼라도 궤멸”…공격 수위 높이는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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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레바논 추가 점령 권한 부여받아”
이란 지원중인 헤즈볼라 완전 궤멸 노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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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와중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대립 또한 격화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연일 이란을 도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를 헤즈볼라 ‘완전 궤멸’의 기회로 삼고 레바논에 지상군 투입을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3일 “레바논의 추가 지역을 점령하고 진격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024년 11월 헤즈볼라와의 휴전 협정 후 레바논의 5개 거점에 지상군을 주둔시켜 왔는데 이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일 헤즈볼라의 정보 책임자 후세인 마클라드도 제거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가자 전쟁’을 시작한 후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원하자 강도 높은 보복을 단행했다. 2024년 9월 당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고, 헤즈볼라 조직원을 대상으로 한 ‘호출기(삐삐) 테러’도 자행했다. 그럼에도 완전 궤멸에 이르지 못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하는 지금이 헤즈볼라를 해체할 적기로 여긴다는 것이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헤즈볼라 궤멸을 호시탐탐 노린다. 이를 치적으로 삼아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 나아가 ‘셀프 사면’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 WSJ “이스라엘, 헤즈볼라 참전 기다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소규모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며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가담한 것은 이스라엘이 기다려 온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를 공격할 명분만 찾던 이스라엘에 일종의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와해시키기 위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무기저장소, 로켓 발사장 등 약 70곳을 공습했다. 이 여파로 이스라엘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담당했던 마클라드가 2일 숨졌다. 같은 날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PIJ’ 산하 알쿠드스 여단의 지휘관으로 레바논에서 활동했던 아담 알오스만 역시 사망했다. 카츠 장관은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 역시 “제거 대상”이라며 “하메네이의 길을 따르는 자는 지옥에서 그와 재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1982년 창설된 헤즈볼라는 반(反)미국, 반이스라엘, 이슬람 공화국 수립 등을 외친다. 최대 약 5만 명의 병력, 로켓·미사일 약 2만5000기, 자폭형 드론 1000기 등을 보유해 어지간한 국가의 정규 군과 맞먹는 전력을 지녔다. 출범 초기부터 이란의 각종 지원을 받았다. 같은 이름의 정당을 통해 레바논 의회에도 진출했다.

다만 가자 전쟁 후 세력이 약화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다 해도 이란에 큰 도움을 주긴 어려우며 오히려 레바논 국민과 영토의 피해만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2일 “헤즈볼라의 모든 안보·군사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해 즉각 금지하고, 이들의 무기를 레바논군에 인도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이스라엘 “테헤란, 예루살렘만큼 속속들이 알아”

한편 하메네이 제거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수십 년간 축적한 방대한 이란 관련 정보가 있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2001년 아리엘 샤론 당시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에 “최우선 목표는 이란”이라고 지시했다. 이후 모사드는 이란 내 곳곳의 교통 카메라를 해킹하고 이동통신망에 침투해 신호정보를 확보했다. 또 휴민트(HUMINT·인적 정보)까지 더해 이란 주요 인사들의 행적을 파악해 왔다는 것이다.

이번 작전과 정통한 한 관계자는 FT에 이스라엘이 수년 전부터 이란 수도 테헤란 내 거의 모든 교통 카메라를 해킹했고, 영상들을 암호화해 이스라엘로 전송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하메네이 경호원들의 주소, 근무 시간, 출퇴근 경로, 차량 주차 위치 등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특히 하메네이 암살 직전 그의 집무실 인근의 기지국 10여 곳을 교란해 경호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스라엘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테헤란을 (이스라엘 행정 수도) 예루살렘만큼 잘 알고 있었다”고 자신했다.

● 佛 르몽드 “네타냐후 계속 집권할 듯”

이번 사태의 수혜자가 네타냐후 총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 6월∼1999년 7월, 2009년 3월∼2021년 6월, 2022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세 차례 집권하고 있다. 두 번째 집권 중인 2019년 11월 비리, 배임, 뇌물수수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으나 가자 전쟁 후 차일피일 미뤄져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 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은 국익을 이유로 ‘완전 사면’을 주장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결심한 배경에 수 년간 계속된 네타냐후 총리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현 우익 내각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다. 당초 올 4월 전까지 이 내각이 마련한 올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음 달 조기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었다. 프랑스 르몽드는 전쟁 후 국익을 위한 단결 요구가 커진 만큼 이스라엘 야권의 집권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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