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대선 레이스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5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 사실상 지지 의사를 보내자 이준석 후보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탈락 후 하와이로 향한 뒤 당에 쓴소리를 이어가자 홍 전 시장을 향한 비판에 “자격있나”라며 그의 편을 든 바 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명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혀준 홍 전 시장에게 감사드린다”며 “홍 전 시장이 구현하고 싶어 했던 정치를 제 정치 안에 담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홍 전 시장이) 오늘 아침 카카오톡으로 여러 조언을 보내줬다”며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동일하게 말씀하시고, ‘양당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는 것이 국민들의 기대이고 그래서 이준석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댓글을 달았다.
앞서 홍 전 시장을 향해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라고 비판하자 이준석 후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홍 전 시장에게 타고난 인성을 말할 자격이 있나. 본인들이 (홍 전 시장에) 러브콜을 했다가 응하지 않으니까 ‘인성’ 운운하는 건 무슨 황당한 일인가”라고 맞받아친 적도 있어 사실상 홍 전 시장과 이준석 후보가 서로의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이날 “역시 홍 전 시장 판단은 정확하다”며 “홍 전 시장의 응원에 힘입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반면 이날 홍 전 시장의 댓글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일 김 후보 지지유세 중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에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홍 전 시장을 겨냥해 “하와이는 망명할 때나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도 “이런 자가 우리 당 대표였다니, 그냥 하와이에 정착하시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 역시 이날 충남 공주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홍 전 시장의 댓글과 관련해 “시점을 멀리해 미래로 보면 투자일 수 있고 현재 시점으로 보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는 저보다 (홍 전 시장이) 더 잘 알 것”이라고 해 사실상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