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도피 의혹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특검이 이 전 장관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9월 대사·특사직을 먼저 제안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17일 이 전 장관에 대한 참고인 진술에서 이와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해 도피시킨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이 전 장관은 2023년 8월 해병대 수사단 수사 기록 이첩 보류 및 회수, 국방부 조사본부 재조사,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항명죄 수사 등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2023년 9월 5일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됐으며, 일주일 뒤인 12일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런데 공수처 고발 사흘 뒤인 9월 15일경 대통령 관저에서의 만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방위산업 관련 대사·특사로 보낼 수 있다”는 취지로 먼저 제안했다는 이 전 장관 진술을 특검이 확보한 것이다. 이에 특검은 공수처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려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대통령 덕담에 불과하다”며 도피성 임명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