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에서도 미국 CES나 스페인 MWC 같은 글로벌 산업 전시회가 나올 때가 됐습니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는 지난 10일 열린 UKF(United Korean Founders) 자문위원회에서 “컴업(COMEUP)·넥스트라이즈·트라이에브리씽(TX)를 비롯한 기존 국내 3대 스타트업 행사를 합쳐 경쟁력 있는 글로벌 행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3개 행사는 모두 매년 서울에서 열지만 주최가 정부, 지자체, 국책은행 등이 혼재돼 있는 상황이다. sba는 이 중 TX를 공동 주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는 정부나 지자체 등이 예산을 써서 국내 스타트업을 참여케 하는 행사가 아니라, 세계 각국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이 돈을 주고서라도 참여하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행사가 한국에서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핀란드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 SLUSH가 부스 전시보다는 스타트업, 일반 기업, VC 간 미팅 활동(밋업)에 중점을 둔 점을 국내 스타트업 행사에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SLUSH에서 핀란드 특성을 살려서 ‘사우나 밋업’ 행사를 진행했는데 호응이 좋았다”며 “sba에서도 국내 행사에 ‘찜질방 밋업’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KF는 미주 지역 한인 기업가의 성장·창업 생태계 조성 지원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이다. 헬스케어 분야 유니콘 기업 눔(NOOM)의 정세주 공동 창업자와 벤처투자사인 프라이머사제의 이기하 대표가 공동 설립했다. UKF 자문위는 UKF 활동에 자문을 하기 위해 UKF·매일경제·sba·한국무역협회·한국산업은행·창업진흥원·코리아스타트업포럼·한국벤처기업협회·경기도과학경제진흥원(GBSA)·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가 참여해 만든 논의체이다.
이날 자문위에 참여한 이명자 한국무역협회 해외마케팅본부장도 “국내 전시회는 규모가 커질라치면 별도 협회가 생기며 분화되고 전문화만 되고 있다”며 “미국 CES가 가전 제품 전시회에서 시작해 첨단 정보기술(IT) 전시회로 발전한 것처럼 확장성을 갖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빈 GBSA 스타트업본부장은 “정부나 지자체가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하는 기업에 항공비나 체제비를 지원하는 관행이 글로벌 기준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UKF는 오는 10월 16~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더걸그린하우스에서 ‘UKF 페스티발 뉴욕’ 행사를 개최한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와 에이프럴 고 스프링헬스 창업자 등이 강연자로 나서며, 스타트업 경진대회와 K팝 버스킹 페스티벌을 비롯한 K컬처 행사도 함께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