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행하면서 달린다…'런생샷'에 빠진 MZ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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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다낭 ‘마누라이프 다낭 국제 마라톤’에서 달리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클투)

[이데일리 강경록·이민하 기자] 마라톤과 여행을 결합한 ‘런투어’(Run+Tour)가 해외 여행의 새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수 애호가만 즐기던 마라톤이 단순한 취미 활동, 체력 단련의 의미를 넘어 새로운 커뮤니티와 문화를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의 기회가 되면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여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각지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와 연계한 해외 런투어 상품이 자유여행 선호도가 높은 2030세대를 패키지 시장으로 유입시키는 파이프라인 역할도 하고 있다.

온라인 액티비티 여행 플랫폼 엑스크루 곽상준 대표는 “여러 명이 함께 모여 달리는 ‘러닝 크루’ 문화 확산이 런투어 수요를 이끌고 있다”며 “런투어가 해당 지역의 문화, 관광, 현지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상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해외여행 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런투어 열풍으로 관련 상품도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동일 마라톤 대회에 각기 다른 콘셉트와 일정의 런투어 상품이 출시되면서 여행사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MZ세대 인증샷 문화에 맞춰 달리는 모습을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해주는 ‘런생샷’ 서비스 등 상품 구성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8일 사이판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는 하나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이 각기 다른 콘셉트의 런투어 상품을 동시에 내놨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마라톤과 현지 투어를 결합한 ‘런 사이판 5일’ 패키지, 노랑풍선은 러닝 전문 코치가 동행하는 러닝 세션과 사진 촬영 서비스를 포함한 ‘노랑풍선과 러너블’ 패키지를 출시했다. 하나투어는 육상선수가 전 일정을 동행하는 런트립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파리 국제 마라톤에서 달리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클투)

놀유니버스와 하나투어는 오는 23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국제 마라톤 대회와 연계한 런투어 상품으로 맞붙고 있다. 베트남에서 열리는 사상 첫 국제 마라톤 대회 참가 외에 다낭 대성당, 한시장, 영흥사 등 다낭 현지 투어가 포함된 패키지다. 마라톤 완주 후 피로를 풀어줄 전신 마사지(90분)는 물론 개인 취향에 따라 패키지와 자유 여행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여행 업계가 런투어 시장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일반 패키지 여행 상품의 평균 마진율은 10%인 반면 런투어 상품은 여행사가 취하는 마진율이 평균 15~2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가 열리는 특정 기간에만 운영이 가능한 단발성 기획상품이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어 상품성은 높다는 설명이다. 한정 판매 성격이 강해 대량 판매 중심의 대형 여행사보다 중소 여행사에게 더 유리한 ‘틈새시장’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해외 원정 런투어 전문 여행사 클투의 문현우 대표는 “런투어 패키지여행 상품은 마라톤 대회 참가에 필요한 제반 행정 절차를 포함해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대에도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낮은 가격 저항에 최근 런투어 수요가 늘면서 매년 2배가 넘는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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