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민관이 공조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13일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과 간담회를 열고 경제 성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간담회에서 "재계와의 소통 자리를 만들어줘 감사하다"며 "표방하시는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 철학은 저희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경제 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며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또한 "20년, 30년 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리고 있고, 정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모두발언에서 공정 경제를 강조했는데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은 청소년 교육과 청년들의 사회 적응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발언을 마치면서 "한 가지 부연하면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자서전을 읽어봤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도 "취임 초기 바쁜 와중에도 경제계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하다"며 "기업인에 보여주신 관심에 경제계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오늘 자리가 민관이 긴밀히 공조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기업 목소리에 꾸준히 귀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대통령과 새 정부에서도 통상·산업 정책을 조율하는 데 고민이 많으실 걸로 사료가 된다"며 "기업들도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대해선 "1700개의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며 "민관이 '원보이스'로 협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의 통화에서 APEC 회의 참석을 요청하신 만큼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의 성공을 위해 주요한 '빅 샷(중요 인물)' 기업인들을 초청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사회자가 다음 차례 발언자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지목하자 구 회장은 "비공개로"라고 답했고,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