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마 선언후 첫 행선지는 AI반도체 기업… ‘K엔비디아’ 다시 꺼내나

2 days ago 7

오늘 국내 스타트업 현장 방문…첨단산업 국가 투자 강조할듯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공약 준비…美 ‘401K’ 프로그램 벤치마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14일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인 ‘퓨리오사AI’를 방문한다. ‘K엔비디아’ 구상 등 그동안 이 전 대표가 강조해 온 첨단산업에 대한 국가 주도의 투자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측은 또 미국의 퇴직연금 프로그램인 ‘401K’처럼 퇴직연금을 기금화하고 AI와 같은 주요 첨단산업 투자로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李, 대선 첫 행보로 AI 스타트업 방문

이 전 대표 경선 캠프 강유정 대변인은 13일 퓨리오사AI 방문 계획을 밝히며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을 깰 한국산 기술력 현장을 직접 방문해 AI 산업 분야에서도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비전과 지원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퓨리오사AI는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 형태의 스타트업으로, 미국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된 기업이다.

이 전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일정으로 AI 반도체 업체 방문에 나선 것은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으로 흐를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경제 행보로 대선 본선 경쟁을 미리 준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대선 출마 선언에서 “과학기술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단위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연구개발 투자, 스타트업이나 벤처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방문에서 이 전 대표가 ‘K엔비디아’ 구상을 재차 강조할지도 관심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새로 생겼다. 그중 국민 지분이 30%라면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를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 퇴직연금 개편 공약도 추진 이 전 대표 측 경제 분야 싱크탱크인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미래성장위)는 퇴직연금 개편 공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개별 운용 중인 400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을 한데 모아 기금 형태로 개편해 평균 2%대에 그치는 수익률을 국민연금 수준(약 7%)으로 높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 퇴직연금 제도는 개별 가입자가 민간 금융기관과 계약하고 스스로 투자 상품을 선택해 적립금을 운용하는 구조다. 투자 지식이 부족한 개인이 상품을 선택하다 보니 90%에 가까운 자금이 수익률이 낮은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돼 수익률이 저조하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같은 퇴직연금을 통합해 기금 형태로 확대한 뒤 운용 규모를 늘리고 투자 전문 인력에게 운용을 맡기는 공약을 검토 중이다. 캠프는 미국의 ‘401K’ 프로그램을 본뜬 방식의 퇴직연금 기금 전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01K는 총 운용 자산의 40% 이상을 고수익 주식형 상품에 투자해 최근 20년간 연평균 운용 수익률이 8.6%에 이른다.

한편 이재명 캠프는 이날 추가 인선을 통해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갑·5선)을 당대표 총괄특보단장으로, 박균택 의원(광주 광산갑·초선)을 법률지원단장으로 임명했다. 조직본부장에는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갑·3선), 홍보본부장에는 박상혁 의원(경기 김포을·재선), 현안대응 TF 단장에는 강득구 의원(경기 안양 만안·재선)이 각각 인선됐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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