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율 37% '올해 최고'…한덕수 2% 첫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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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진영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 요구가 쇄도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 결과에 11일 처음 등장했다. 범진보 진영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가운데 범보수 진영에선 한 권한대행까지 등장해 후보 확정 마지막까지 판이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한 권한대행은 지지율 2%를 기록했다.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2%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지만 보기를 나열하지 않고 유권자 자유응답 방식인 갤럽 조사 특성을 고려하면 의미가 작지 않다고 해석된다. 전북 출신인 한 권한대행은 고향 호남과 보수 텃밭 대구·경북에서 각각 5% 지지율을 기록했다. 보수 진영 후보군 중에선 호남 지지율이 가장 높은 만큼 민주당 지지층을 가져올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6%가 한 권한대행을 지지한다고 했다.

대선 주자 지지율은 아니지만 전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한 권한대행이 국정 운영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56%로 나타났다. 국민에게서 안정감과 신뢰감을 얻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지지율이 당내 ‘한덕수 차출론’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수영 등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공개적으로 한 권한대행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 원로들 사이에선 한 권한대행 출마 여부를 놓고 엇갈린 예측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과 고교 동창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은) 워낙 전형적인 공무원상으로 (출마를) 안 할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반면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다른 라디오에 나와 “(한 권한대행은) 거의 출마가 확실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9%로 범보수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4%를 받았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은 모두 한 권한대행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 주 전 여론조사보다는 8%포인트 낮아졌지만 의견을 유보한다는 응답자는 여전히 30%에 육박했다. 국힘의힘 내 ‘한덕수 차출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 권한대행 출마 여부가 범보수 후보 선출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려면 오는 15일까지 권한대행직을 내려놓고 입당과 접수를 마쳐야 한다. 하지만 보수 진영 일각에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만큼 공직 후보자 사퇴 시한인 다음달 4일까지 직을 수행한 뒤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단일화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전체 대선 주자 중에서는 이 전 대표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7%로 가장 높았다. 올해 갤럽 정례조사 중 최고 수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범진보 진영은 이 전 대표로 결집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전 대표 지지율이 81%를 기록했고, 진보층의 72%가 이 전 대표를 선호했다.

이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어떤 후보와 붙어도 과반이 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2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포인트) 이 전 대표는 김 전 장관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52.0%를 얻었다. 김 전 장관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6.8%였다.

홍 전 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선 이 전 대표가 52.2%, 홍 전 시장이 34.0%로 나타났고, 한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선 이 전 대표 53.4%, 한 전 대표 27.5%로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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