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국내 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호황을 겪으며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내수 부진으로 부동산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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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국내 기업 3만 4167곳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40.9%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이익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사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100% 미만이면 벌어들인 돈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특히 전체의 28.3%에 이르는 기업이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0% 미만의 이자보상비율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나타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 중 중소기업은 83%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중소기업이 많은 비제조업이 67.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4.2%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증가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 호황을 맞은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이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매출영업이익률은 5.4%로 2023년 3.8% 대비 상승했다.
불황이 이어지는 석유정제·코크스 등 분야의 이익률은 3.6%에서 1.5%로 하락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영상·통신장비의 이익률이 전년 3.7%에서 8.8%까지 올랐다.
정영호 한은 경제통계1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기업들의 전반적 경영 지표는 좋아졌으나 이자 보상 비율 100% 미만 기업이 늘어난 것은 일부 중소기업과 비제조업에서 영업적자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부동산과 도소매업 중심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