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6개월 동안 끊임없는 구설수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지낸 임 회장은 의료계 내부에서 ‘초강성’으로 분류된다. 올 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 찾아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다 끌려나가는 등 투쟁력을 인정받아 3월 의협 수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취임 직후부터 막말과 실언으로 역풍을 맞기 시작했다. 6월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의 사진을 올리며 “이 여자 제정신인가”라고 썼다가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을 지목하며 “정신분열증 환자의 ×소리”라고 했다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사과했다.6월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일방적으로 ‘전국 의사 무기한 휴진’ 방침을 밝혔다가 “우리가 장기판 졸인가”라는 시도의사회장들의 반발을 사고 철회하는 등 대정부 투쟁에서도 제대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의료공백 사태의 키를 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및 의대생 단체와는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전공의 및 의대생 대표로부터 “어떤 테이블에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는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일부 대의원이 두 번째 불신임안을 발의하자 SNS를 삭제하고 전체 대의원에게 서신을 보내 사과 및 재발방지를 다짐했지만 비판적 분위기를 바꾸진 못했다.
●의협 새 지도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가능성전공의, 의대생과 각을 세워왔던 임 회장이 탄핵되면서 새 의협 회장이 선출되면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협과 함께 정부와의 대화에도 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8일 임 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의협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고 2개월 내 새 회장을 선출하기로 하면서 당장 전향적 입장을 밝히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의협 관계자는 “13일까지 비대위를 꾸리기로 했다”며 “비대위원장은 차기 지도부 구성을 준비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을 주로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월 제안했던 여야의정 협의체는 두달 넘게 지난 11일 출범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다수 의사 단체가 선뜻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협의체로 출범하지만 정부 여당 대표자들이 총리와 부총리급으로 격상됐다.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참여한다. 의사단체가 반대하는 박민수 복지부 2차관과 장 수석은 빠졌다. 여당에서는 이만희, 김성원, 한지아 의원이 참여한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KAMC)만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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