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의 잘 쉬는 법] ① 왜 쉬어도 피곤한가…몸보다 먼저 지치는 뇌

2 days ago 9

편리해진 세상에도 피로는 늘어…끊임없는 정보 처리에 지친 현대인AI 시대일수록 의식적인 휴식 필요…100세 시대 ‘평생 현역’의 조건은 회복 능력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선생님, 쉬어도 피곤합니다.” 참 이상한 일이다. 예전보다 몸을 쓰는 일은 분명 줄었다. 인간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편리한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피곤한가. 몸이 피곤한 것은 이해하기 쉽다. 육체노동을 하면 온몸이 지치지만 푹 쉬고 자면 대부분 회복된다. 그런데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일했는데도 녹초가 되는 사람이 있다. 회의하고 문서를 작성하고 메시지에 답했을 뿐인데 퇴근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 주말 내내 쉬었는데 월요일 아침이면 또 피곤하다. 몸은 쉬었지만 머리는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상태를 오래전부터 '뇌 피로'라고 불러왔다. 의학적 병명이라기보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판단하며 정보를 처리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피로를 설명하기 위한 말이다. 집중과 판단이 장시간 이어지면 피로감이 쌓이고 업무 수행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현대인의 하루를 돌아보자.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출근길에는 뉴스를 보고 회사에서는 이메일과 메신저에 답한다. 점심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퇴근 후에는 유튜브와 SNS를 즐긴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보의 종류만 바뀌었을 뿐이다. 계속 보고, 읽고, 판단하고, 반응한다. 몸은 가만히 있지만 머리는 아침부터 밤까지 쉴 틈이 없다. 이제는 하루에 몇 시간을 일했는지만 물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야 한다. “오늘 내 머리는 몇 시간이나 쉬었는가?” 그렇다면 뇌를 쉰다는 것은 무엇일까. 뇌과학에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DMN)'라는 개념이 있다. 특별한 과제를 수행하지 않을 때도 활동하는 뇌의 연결망이다. 과거를 떠올리고 자신을 돌아보며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에도 관여한다. 휴식은 뇌를 완전히 멈추는 일이 아니다. 한 가지 활동에 계속 붙들려 있던 머리를 다른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인은 이 전환이 잘 안 된다. 회사에서 컴퓨터를 보고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을 본다. 집에서도 업무 메시지를 확인하고 잠들기 직전까지 새로운 정보를 찾아본다. 몸은 사무실을 떠났지만 머리는 아직 퇴근하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휴식을 언제나 뒤로 미룬다는 데 있다. 일이 많으면 잠부터 줄이고 ...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