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뉴욕 독립만찬에 걸린 태극기, 84년 만에 새생명

18 hours ago 1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게양 태극기 복원 완료
심한 얼룩에 바느질선 터져…원형 최대한 살려내

ⓒ뉴시스
1942년 뉴욕 이승만 독립만찬회 당시 사용됐던 태극기가 과학적 보존 처리를 거쳐 84년 만에 제 모습을 찾았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국가등록문화유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게양 태극기’의 과학적 보존 처리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이 태극기는 1930년대 미국의 깃발 제조 기업인 ‘코플랜드 컴퍼니’가 제작한 것으로, 1942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한국 독립 만찬회를 열 당시 사용했던 유물이다.

해외에서 제작된 태극기의 독특한 제작 기법을 규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치열했던 순간을 증언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아 2008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보존 처리 과정에서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유물의 제작 방식이 새롭게 밝혀졌다.

백색 깃면에는 태극과 괘가 정교하게 박음질돼 있었다. 태극 문양은 파란 천을 먼저 붙인 다음 그 위에 붉은 천을 덧붙인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기를 매다는 게양면은 사선 무늬가 특징인 ‘능직’ 방식으로 짜였다. 반면 깃면과 태극·괘는 실 두 가닥을 꼬아 만든 ‘이합연사’를 사용해 평직 방식으로 짜는 등 부위별로 서로 다른 직조 방식이 적용됐음이 확인됐다.게양면 위아래에는 깃봉을 끼우기 위한 황동제 쇠고리가 고정돼 있었다.

보존 처리 전 태극기는 액자에 고정된 상태로 장기간 보관되면서 전체적으로 누렇게 변색이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곤(坤)’괘와 ‘이(離)’괘가 있는 오른쪽에는 습기로 인한 얼룩이 심했고, 태극 문양과 괘의 천이 접히거나 주름지면서 일부 바느질선이 터져 있었다.

센터 연구진은 태극기를 액자에서 떼어낸 뒤 뒷면에 남아 있는 접착제를 제거했다. 주름진 부위에는 미세 분무로 가습한 뒤 압력을 가해 형태를 안정화했다.

누렇게 변한 부분과 습기 얼룩은 부드러운 붓과 진공흡인기로 오염을 먼저 제거한 뒤 ‘아가로스 겔(홍조류 추출 성분의 다당류 물질)’을 이용해 수분 확산을 최소화하는 부분 습식 세척을 진행했다.

터진 바느질선은 기존 봉제선을 따라 보강해 처리 흔적을 최소화함으로써 유물의 원형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보존 처리된 태극기는 향후 소장처인 국회기록원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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