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핵무기 제조 원천' 이란 원자로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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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린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설비 중 하나인 아라크 중수로를 정밀 타격해 양국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9일(현지시간) 이란 남서부 아라크에 있는 중수로 핵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아라크 중수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설비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나선다면 농축 우라늄 외에 ‘제2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방 국가들이 오랜 기간 주목해온 전략 시설로 꼽힌다. 이번 공습은 원자로 자체를 겨냥했다기보다 이란의 핵무장 시도를 사전 경고하는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당국자는 아라크 핵 시설에 근무하는 인원 등이 모두 대피했으며 방사성 물질은 누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공습에 앞서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군은 아라크, 혼다브의 주민, 노동자, 체류자에게 긴급 경고를 발령한다”며 “이란 정권의 군사 시설물을 타격하기 전에 즉각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게시물에는 아라크 중수로를 중심으로 반경 약 2㎞를 붉은 원으로 표시한 위성사진이 함께 올라와 정밀 타격 의도를 분명히 했다. 아라크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 떨어진 내륙 도시로,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아라크 중수로는 농축 우라늄과 달리 감시망을 피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어 군사 전용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핵 확산 방지 체제를 위협하는 주요 변수로 지목돼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 시설이 공습받을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이스라엘에 자제를 요청해왔고, 지난달 14일 사찰단을 파견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 병원을 포함해 민간 시설을 폭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지에서도 공습 경보와 함께 격렬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번 아라크 중수로 공습은 단순한 무력 충돌을 넘어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억제하려는 전략적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시설이 플루토늄 기반 핵무기 개발의 관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오래전부터 경계해왔다. 이번 공습도 이란의 핵 개발 경로를 제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나탄즈 지역에 있는 ‘핵무기 개발 시설’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에도 나탄즈 핵 시설을 표적 공습했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250㎞ 떨어진 나탄즈는 핵무기 제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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