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전화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두 정상은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은 매우 위험하며,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 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며 “중국과 긴밀히 소통해 중동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무력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키울 뿐”이라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이어 “무차별적 공격은 민간인 피해로 이어진다”며 “제3국 국민의 철수도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 주석은 “중국은 관련국들과 계속 소통하며 평화 회복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양국은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강하게 비판했다”며 “중동 정세와 관련해 입장이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이란과 이스라엘 간 중재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시 주석도 이를 지지했다.
두 정상은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을 통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가 제안한 브릭스 내 신흥국 투자 플랫폼 창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성과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공유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9월 2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열고, 3일에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