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무조건적인 항복"…트럼프 정부, 협상결과 방어 '진땀'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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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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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전 세계적인 대공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공개된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해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비판론에 관해 “더 강하게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곳에 들어가 2~3주 동안 맹렬하게 폭격을 퍼붓는 것 뿐”이라면서 “그렇게 하면 호르무즈 해협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폭격을 계속하는 한 해협은 자동적으로 폐쇄될 수 밖에 없다”면서 그것이 대공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시장이 1929년 대공황 수준으로 붕괴했을 것”이라면서 당시 재직한 허버트 후버 전 미국 대통령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4주 안에 석유 비축량이 바닥나기 때문에 해협을 개방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것이 한때 이란 정권교체를 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한 이유라면서 다른 선택지들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대해 “(이란의) 무조건적인 항복”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란전 협상 결과를 방어하느라 애쓰고 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모든 패를 쥐고 있다”면서 “그들이 태도를 바꾸면 이란과 전 세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에겐 손해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이란의 원유수출을 즉각 허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간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원유가 중국 등에 수출되고 있었다면서 “이란에 문제가 된 것은 제재가 아니라 봉쇄였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제재를 풀어준 것이 이란에 “새로운 혜택이 아니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러나 제재의 해제와 국제사회로의 복귀가 처음부터 이란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이스라엘 강경파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을 지키는 무기의 3분의 2는 미국이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현실을 직시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스라엘에 동정적인 유일한 국가 원수”라고도 말했다.

이란의 숙원을 대부분 반영한 MOU 체결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공세적인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MOU 체결에 관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나는 원칙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란 국민의 권리와 저항전선의 보호에 관해 한 약속, 그 책임에 대한 수용으로 인해 (MOU 서명에 대해) 승인을 내렸다”고 했다.

또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미국이 과도한 요구를 할 경우 이를 거부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는 협상이 틀어지더라도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지키고, 대통령에 실질적인 책임을 부과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하메네이는 아울러 “앞으로 진행될 대면협상이 적의 입장을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19일 스위스 뷔르겐슈톡에서 공식 서명식 대신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이란 간 대면 협상은 미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부통령실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밴스 부통령이 스위스로 떠나지 않는다고 공지했으나 그 이유에 대해선 협상단의 이동 일정이 “결코 단순하거나 예측가능하지 않다”고만 밝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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