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최후통첩]
3차 파병으로 푸틴과 더 밀착
대통령실 “北의 러 추가파병 우려”
美국무부 “명백한 제재 위반” 비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3차 파병에 대해 “우려할 일”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파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심히 우려된다”며 “북한 정권은 노동력과 군인을 빌려주는 대가로 정권에 절실히 필요한 자금을 받기 위해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전격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만나 북한의 전투공병 6000명을 파견하겠다고 한 것이 이스라엘과 이란 무력충돌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북한도 중동 상황을 지켜보며 미국의 선의에 더는 기댈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쇼이구의 방북은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메시지를 심어주기 위한 유의미한 택일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선제 타격으로 위기감을 느낀 북한이 추가 파병으로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을 시도하던 중 대화하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전폭기를 보내겠다고 태세를 바꿨다”며 “이를 지켜본 북한으로선 더더욱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동기도 없어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대화 제안과 이재명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도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3차 파병에 나서면서 중국,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와 상호 방위 조항이 포함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북한이 추가 파병으로 체제 보장과 군사 기술 이전은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쿠르스크 지역 재건 사업 참여로 지속적인 외화 벌이가 가능해진 것이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신범철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 입장에선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을 보면서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도 핵무장 능력을 추구해 온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러시아 역시 미국이 중동 상황에 집중하는 상황을 대미 견제 세력을 키울 전략적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며칠 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양자 현안과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공동으로 행동하고 서로의 입장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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