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선수 7시간·아프리카 심판 11시간 구금…악몽의 인종차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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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선수 7시간·아프리카 심판 11시간 구금…악몽의 인종차별 월드컵

업데이트 : 2026.06.10 10:21 닫기

대회 정식 배정된 FIFA 심판
정식 비자까지 발급받았지만
11시간 억류 뒤 본국으로 추방
이라크 대표팀 선수·사진기자
휴대전화 압수·억류 뒤 쫓겨나

소말리아 출신의 심판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 AP연합뉴스

소말리아 출신의 심판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 AP연합뉴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참가국 선수와 관계자, 심판진이 미국 입국을 잇따라 거부당하거나 장시간 억류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미국의 엄격한 이민 단속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최우수 남성 심판으로 꼽히는 소말리아 출신의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이 지난 6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에 배정된 52명의 FIFA 심판 중 한 명인 그는 정식 비자를 발급받았음에도 11시간 동안 구금되어 강도 높은 심문을 받았다. 결국 그는 이스탄불을 거쳐 본국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치세 아덴 압쉬르 소말리아 청소년스포츠부 수석 고문은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월드컵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에서 개최되어야 마땅하다. 아르탄은 소말리아 ‘회복력’의 상징이었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53명 규모의 이라크 국가대표팀 선수단도 철저한 통제를 피하지 못했다. 심지어 공식 사진기자인 탈랄 살라는 공항 당국에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채 12시간 동안 억류된 끝에 최종 입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주전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은 입국 직후 미 이민 당국에 7시간 동안 억류되었다가 가까스로 풀려났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신원 조회 문제로 인해 사진기자의 입국을 거부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쏟아지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 당국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합법적인 여행객을 환영한다면서도, 출입국 관리에 있어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의 기준을 굽히지 않겠다고 밝혔다.

로드니 스콧 CBP 국장은 공항에서 여행객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수색하는 것은 정당한 절차라고 변명하면서 “비자가 있더라도 위협이 되거나 결격 사유가 새로 발견되면 입국할 수 없다. 당신이 FIFA 소속이든 심판이든, 자격이 안 된다면 단지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입국시켜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이민 단속 정책은 월드컵이라는 글로벌 축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까다로운 비자 발급과 입국 절차에 지친 전 세계 팬들이 경기 직관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는 실정이다.

내부적인 반발도 거세다. 로스앤젤레스 소파이(SoFi) 스타디움 노동자 2000여 명은 경기장 주변에서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의 추방 단속을 금지하겠다는 확답이 없을 경우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피트 아길라르 민주당 하원의원은 현 행정부의 징벌적 이민 정책을 “수치스럽다”고 일갈했으며, 미네소타주의 자이나브 모하메드 상원의원은 “축구 심판을 추방하는 것은 월드컵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정치적 인종차별이자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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