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배의 AI 레볼루션] AI, 반도체 그리고 양자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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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배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이경배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

기술의 혁신적 발전은 우리 예상을 크게 뛰어 넘는다. 그 전면에는 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AI)이 등장해 사람의 지식 수준을 뛰어넘는 인공일반지능(AGI)으로 발전하고, 기존 처리 속도 수십 배에 이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탑재한 컴퓨터가 양산되며, 슈퍼컴퓨터로도 수억만 년 이상 걸릴 계산을 단 5분내에 처리 가능한 양자컴퓨터까지 등장했다.

우선, AI 발전을 보자. 오픈AI는 생성형 AI 기준을 매번 새롭게 제시한다. 챗GPT-4는 더욱 자연스러운 언어 생성 능력을 갖췄으며,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기능, 텍스트 기반 질의를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출력하는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후 발표된 GPT-4o는 실시간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췄다. GPT-o1은 '추론(Chain of Thought)' 기능으로 사용자 맞춤형 응답으로 사람 수준 지능을 갖춘 AGI 시대를 열었다. AGI는 로봇에 적용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발전한다.

오픈AI가 발표한 'AGI 발전 5단계' 로드맵을 보면 AI는 보조원 단계, 추론자 단계, 대리인 단계, 혁신자 단계, 그리고 조직운영 단계로 발전한다. 현재 수준은 제2단계인 추론자 단계로서, 앞으로 벌어질 미래 세계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구글은 AI 활용에 필수인 전 세계 수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이 발표한 제미나이(Gemini)는 챗GPT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이며, 버텍스(Vertex)는 기업이 자체 맞춤형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제공한다.

반도체 발전은 어떠한가. 앤비디아, TSMC, 브로드컴 등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학습에 최적화된 구조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데이터 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을 겨냥한 HBM 개발, 2~3나노 수준의 칩 양산으로 빠른 컴퓨팅을 요구하는 AI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AI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 GPU, 운용체계(OS)까지 모두 통합한 PIM, 인간의 뇌 구조와 신경망을 구현한 뉴로모픽 칩들은 높은 에너지 효율성과 실시간 처리 능력 향상을 통해 AI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컴퓨팅 기술은 슈퍼컴퓨터를 넘어 우리 상상을 초월하는 초 고속의 양자컴퓨터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의 '비트(Bit)' 단위로 작동하는 데 반해,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혼합하는 '큐비트(Qubit)'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므로 병렬 계산과 초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즉 큐비트를 여러개 중첩하면 계산 가능한 정보의 수를 얼마든지 늘릴 수 있어 기존 컴퓨터와 성능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IBM은 상용 양자컴퓨팅 새 기준을 제시하고, 여러 개 양자프로세서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확장성과 안정성을 강화한 차세대 양자컴퓨팅 플랫폼을 주도한다. 구글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도 10셉틸리언(10의 25제곱)년 걸리는 계산을 단 5분 이내에 해낼 수 있는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개발해 네이처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렇게 빠른 양자컴퓨터는 복잡한 계산과 신속한 판단을 요구하는 모든 산업계에 필요하다.

향후 AI, 로봇, 반도체, 양자컴퓨터는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며 세상을 혁신할 것이다. 치열한 기술 경쟁은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하지만 우리는 AI, 반도체 등 신기술 지원법 제정이 지체되면서 투자할 돈, 연구개발 할 인재가 떠남은 물론 이제는 경쟁국과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있어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까지 약해진 것은 아닌가. 별다른 준비 없이 스물스물 다가오는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맞이 한다.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 이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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