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도 단기간에 ‘주가 잭팟’이 터진다.
현재 여의도에선 “회사명에 한화와 HD현대만 들어가도 불기둥”이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관련주의 흐름이 뜨겁다. 이중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시스템의 주가가 눈길을 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3만1950원으로 5개월 전(지난해 11월 1일 1만7470원)과 비교해 82.88% 올랐다. 지난 19일엔 역사적 신고가인 4만3400원을 기록해 단기간에 148.43%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차익 실현 매물 출회에 현재 전고점 대비 26.38% 조정 구간에 있다.
방산 소프트웨어 개발·생산 … 한화시스템 신고가 영역
1952년 화약 산업을 모태로 출발한 한화그룹은 1974년 방위산업에 진출하며 탄약·유도무기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쌓는다. 2022년부터 2년에 걸친 외부 회사 인수 및 계열사 합병으로 방산 업무를 새롭게 재편한 한화그룹은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을 주축으로 K방산 기술력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들 3사의 공통점은 모두 신고가 영역에 있다는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방위산업 소프트웨어 개발·생산을 담당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무기의 ‘눈’과 ‘뇌’에 해당하는 레이다와 지휘통제·통신뿐 아니라 해양무인체계·통합전장시스템 등 다양한 고품질의 방산 시스템을 개발·양산·수출하고 미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산과 ICT(정보통신기술) 두 산업의 시너지 역량을 기반으로 국방과 민수 분야 방산 시스템을 제조·개발·양산한다. 1977년 설립됐는데 이듬해 전자광학 제품인 야간투시경을 만들어 방위산업에 첫발을 내디뎠고 현재는 지상, 해양을 넘어 항공·우주 및 사이버 분야까지 영토 확장을 하고 있다.
“수출 품목과 수출 국가 확대” … 한화우주센터는 연말 완공 예정
29일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올해 국내 방산사업을 탄탄히 유지하며 해외 수출 시장 확대에 가속페달을 밟겠다”며 “기존 중동 시장에 수출한 천궁-Ⅱ 다기능레이다, 동남아에 판매한 함정전투체계 등을 넘어 수출 품목과 수출 국가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사업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중동을 넘어 호주, 미국, 유럽까지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우주사업 또한 정부 주관 사업 수주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연말 완공 예정인 한화우주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위성 개발, 제조, 발사, 운용, 서비스까지 민간 주도의 위성사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도 있다.
최근 5년간 실적도 우상향이다. 2020년 매출 1조6429억원, 영업이익 929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조8037억원, 영업이익 2193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70.66%, 136.06% 증가했다. 매출의 약 70%가 방산 부문(2조988억원), 30%가 ICT 부문(6948억원)에서 나온다. 기타 부문은 105억원으로 미미했다. BNK증권은 올해 매출 3조1910억원, 영업이익 2450억원을 전망했다.
주력 사업인 방산 부문의 경우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항공전자, 해양시스템, 위성사업으로 나뉜다. 감시정찰 사업은 레이다 및 전자광학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레이다는 항공기용(KF-21, 무인전투기) AESA 레이다, 함정용(KDDX, FFX) 및 대공방어용(LAMD, M-SAM, L-SAM) 다기능레이다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전자광학은 항공기용 KF-21 IRST, KF-21 EOTGP, LAH TADS와 전차·장갑차용 전차장·포수 조준경 및 전방열상감시장비 등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지휘통제통신사업은 미래 네트워크중심전(NCW)을 위한 지상 전투차량의 통합전장시스템(IVS), 지능형 지휘통제체계(C41), 초연결 전술통신체계, 사이버전 및 개인전투체계를 아우르며 현재 육군전술지휘정보체계, 방송CA2체계, 탄도탄작전통제소 등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전자는 고정익, 회전익, 무인기에 탑재되는 임무 등을 위한 첨단 전자장비 사업과 항공기 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고정익항공기(KF-21, T-50), 회전익항공기(LAH, KUH)에 탑재되는 임무컴퓨터(MC), 다기능시현기(MFD), 스마트통제시현장치(SCDU), 레이다 정보수신기(RWR), 지향성 적외선 방해장비 등을 개발·생산 중이다.
해양시스템은 함정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전투체계와 정찰·전투 역할을 수행하는 해양무인체계로 구분된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차기 호위함(FFX), 고속정(PKX), 강습상륙함(LPH) 등의 수상함과 장보고 잠수함 등 수중함에 탑재되는 함정전투체계 및 자율무인잠수정 등의 해양무인체계를 개발·생산 중이다.
마지막으로 위성 사업은 한반도 및 주변국을 준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고성능 영상레이다(SAR) 체계·탑재체와 중·대형위성 탑재용 전자광학 탑재체를 생산하고 있다. 군위성 통신망 내에 망제어기 및 다양한 단말을 공급해 육·해·공군 합동 작전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다목적실용위성 3A호 IR 센서, 차세대 중형위성 1, 2호 EO 탑재체, 다목적실용위성 7호를 개발했고 군 정찰위성 SAR 탑재체 및 EO/IR 탑재체, 초소형 SAR 위성 체계·탑재체를 개발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과 차세대 통신위성을 기반으로 위성통신 서비스 사업으로 확장 중에 있다.
총 주식 수는 1억8891만9389주로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분 46.73%) 외 2인이 지분 59.53%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8.21%, 자사주 1.02%, 외국인 7.65%로 유통 물량은 약 30% 정도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1998억원, 유형자산 5699억원을 들고 있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안보 관심 폭증으로 K방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유럽 등 많은 국가들이 국방 예산을 증대하며 자국 보안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성장 기회가 더 많이 열려있는 것이다. 또 미국 정부에서 발표한 ‘美 조선업 부흥’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다만 주가가 단기 급등한 건 부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NH證 “천궁2 다기능레이다 수주 증가 기대 … 목표가 4만8000원”
증권사들은 우호적인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천궁2 시스템의 다기능레이다 수주 증가와 미국 필리조선소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며 “향후 천궁2 및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다기능레이다 수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수주한 천궁2 다기능레이다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방산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고, 이라크 천궁2 시스템 수주로 주계약 업체인 LIG넥스원과 협의 중인데 협의 완료 시 1조원 수준의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던 중동 국가들의 자국 영공 방어 필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어 향후 천궁2 미사일 시스템을 비롯해 최근 개발이 완료된 L-SAM 시스템 수출도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1년 대비 약 2배로 증가했고 수주잔고는 약 3조1000억원으로 1.6배 늘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후 한국 조선사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필리조선소 지분 약 60%를 보유 중이다. 이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4만8000원으로 상향했는데 현 주가 대비 50.23% 상승 여력이 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 방산 계열사 내 투자 역할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해외 자회사 출자를 통해 현지 조선업체 지분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HS USA(미국) 법인을 통해 필리조선소 지분 60% 인수를 완료했고, 지난 3월에는 HAA No.1(호주) 법인을 통해 미국에 조선소를 보유한 호주 기업 오스탈 지분 9.91%를 매입했다. 한화는 TRS(Total Return Swap·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주식에 연동된 수익 손실만 수취하는 금융 계약 계약)를 체결해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승인 획득 시 오스탈 지분을 19.9%까지 늘릴 수 있다. 이어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영역이 육·해·공 골고루 확대될 때 한화시스템이 모두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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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