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공매도 재개까지 3중 폭탄
외국인들 현선물 합쳐 2조5000억원 순매도
미국 경기지표에 보편관세 언급에
수출비중 높은 동아시아 증시 직격탄
미국발 상호관세 우려,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이 확산하며 31일 일본 닛케이지수가 4% 이상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큰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에 대한 경계심까지 악재가 겹치며 3% 급락해 2480선으로 밀려났다.
달러당 원화값은 1470원 선이 무너지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31일 외국인들은 코스피를 현물에서 1조5772억원어치, 선물에서는 995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들이 돌아올 것이란 기대도 있었으나 보편관세 우려까지 나오자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대거 투매하면서 신흥국 투자 비중을 축소했다.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를 3379억원, 삼성전자를 2088억원 규모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3.99% 하락한 5만7800원에 장을 마감해 다시 ‘5만전자’로 떨어졌다. 그동안 밸류에이션 부담이 컸던 배터리·2차전지 종목에 대해서도 공매도 재개가 시작되면서 외국인들은 순매도에 나섰다. 이날 에코프로는 12.59%, LG에너지솔루션은 6.04%, 삼성SDI는 5.47% 급락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째 급락하면서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됐다. 여기에 월스트리트저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율이 최대 20%까지인 보편관세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더 키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 급락은 트럼프 관세 리스크를 선반영하는 과정이며 이로 인한 경기 침체, 물가 급등 우려까지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6.4원 하락한 1472.90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쳤다. 2009년 3월 13일(1483.05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 주간 종가에서 1470원이 무너진 것은 지난 1월 13일(1470.80원)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