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으로 매달 200만원 이상을 받는 고액 수급자가 9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가 늘면서 고액 연금 수급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수급자는 월 40만원에도 못 미치는 연금을 받고 있어 노후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민연금공단이 공개한 2025년 12월 기준 공표통계에 따르면, 월 200만원 이상 노령연금을 수령하는 수급자는 9만335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5만772명)보다 83.8% 급증한 수치로, 고액 수급자 1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고액 수급자의 증가는 국민연금 제도의 성숙과 맞물려 있다. 특히 20년 이상 장기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수급액이 큰 가입자들이 본격적으로 은퇴 연령에 진입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2025년 말 기준 20년 이상 가입한 노령연금 수급자는 135만명에 달하며, 이들의 평균 수급액은 월 112만4605원으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돈다.
성별 격차도 뚜렷했다. 월 200만원 이상 수급자 가운데 남성이 9만1385명으로 97.9%를 차지한 반면, 여성은 1965명(2.1%)에 그쳤다. 이는 제도 도입 초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았고,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월 200만원 수준의 연금은 중장년층이 생각하는 ‘적정 노후 생활비’를 충족하는 금액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이 인식하는 개인 기준 적정 생활비는 월 197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만으로도 기본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전체 연금 수준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2월 기준 노령연금 평균 수급액은 월 68만4565원이며, 최고 수급액은 월 318만5040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고액 수급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가입자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월 20만~40만원 미만 수급자가 222만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만원 미만 수급자도 53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체 수급자의 절반 이상이 40만원 미만을 받고 있어 국민연금만으로는 최소 생활비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고액 수급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저연금 수급자 비중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과 다층 노후소득 보장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2025년 12월 기준 1457조996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45조원 증가한 규모로, 보험료 수입보다 주식과 채권 등 금융투자 수익이 기금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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