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정치의 진수 제헌국회… 대통령과 의회, 견제와 균형 지켜”

2 weeks ago 12

강원택 교수 ‘국가의 탄생’ 출간 “정부-법원 조직법, 지방자치법 등 신생국 골격 세운 핵심 법률 제정” “제헌국회 당시엔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가 지금처럼 일방적이지 않았어요. 대통령은 국회를 굉장히 존중했고, 의회는 행정부에 대해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지켰지요. 의원들은 정파적으로 판단하기보단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토론과 타협을 통해서 풀어내려 했어요.” 신간 ‘국가의 탄생’(21세기북스·사진)을 최근 출간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국가미래전략원 원장)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헌국회 땐 요즘 국회에서 찾기 어려운 수준 높은 의회정치의 진수가 작동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가의 탄생’은 국가 건설의 주체로서 제헌국회의 의미를 조명한 책이다. 제헌국회는 헌법을 제정한 일만 떠올리기 쉽지만, 정부와 국군, 법원조직법을 비롯해 지방자치법, 농지개혁법 등 신생국의 골격을 세운 핵심 법률을 제정했다. 우리나라의 기본 제도와 정치 공동체의 작동 원리를 마련한 셈이다. 신간은 국회 회의록과 신문 기사 등을 통해 당시의 입법 과정을 조명하면서 제헌국회에서 ‘의회정치의 출발’이라는 의미를 읽어냈다. 지방자치법을 둘러싼 공방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제헌국회는 1948∼1950년 2년 동안 열렸는데, 이승만 대통령은 의회가 통과시킨 법률에 대해 거부권을 14회나 행사했고, 국회는 이 법률을 12회 재의결했다. 대통령이 가장 많이 거부권을 행사한 게 지방자치법안(3회)이다. 대한민국은 좌우 갈등이 심각한 가운데서도 제헌헌법에 지방자치 조항을 명기하고 출범했다. 강 교수는 “의원들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정치적 타협을 모색했다”며 “국가 역량이 취약한 가운데 국정을 이끌어가야 했던 대통령 및 행정부가 갖는 어려움을 이해하면서, 새로운 나라를 만든다는 대의 아래 큰 틀의 정치를 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제헌절을 처음부터 국경일로 정했던 이유도 당시 회의록을 보면 알 수 있다. “반만년 후에 처음으로 우리의 손으로서 우리가 제정한 그 법률 다시 말하면 우리 이천만 민족이 거룩하니 뽑아서 우리를 위해서 헌법을 정한 이 공통적 법률 이것을 역사적으로 기념 아니할 수 없습니다.”(조국현 의원) 강 교수는 “제헌국회 의원들은 황무지에 들어가 땅을 갈고 개척하는 일을 했다”며 “이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애정 어린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