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1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대표를 선출하기로 한 가운데 4명의 후보가 최종 등록했다. 이번 비대위는 차기 회장 보궐선거까지 약 두 달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등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12일 의협에 따르면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 등 4명이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투표는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13일 오후 8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만약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같은 날 오후 8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후보자들 모두 그동안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대정부 투쟁을 외쳐온 인물들이란 점에서 강경파가 비대위를 맡는 건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일찌감치 후보 등록을 마친 주 회장은 지난해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해 의료계를 대변한 바 있다. 그는 "비대위원장이 되면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가 있는 의료계 단체들부터 철수시키고 다시 내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기도의사회 악법저지 비대위원장으로 "투쟁 경험이 없는 위원장은 투쟁을 이끌 수 없고, 투쟁력이 없는 협상은 불통의 정부 앞에 굴욕만 낳는다"면서 "전공의·의대생과 함께 매주 집회를 열며 의료농단을 알려왔듯 앞으로도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의정 갈등 국면에서 여러 강연을 통해 정부 주도의 의료 정책이 지닌 문제점을 짚어온 인물이다. 그는 "정부가 독단적 태도를 버리지 않으면 어떤 협의체를 운영해도 결국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이 터질 것"이라며 "비대위는 진정한 대화를 막는 당사자가 정부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4명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전공의·의대생과의 연대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박형욱 교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황 회장도 사직 전공의를 위한 개원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여는 등 전공의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