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1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비대위는 차기 회장 보궐선거까지 두 달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등 중차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떤 성향을 가진 비대위원장이 뽑힐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의협에 따르면 대의원회는 13일 오후 8시 전자투표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 1차 투표는 대의원 2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같은 날 오후 8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매일경제가 주요 후보군을 취재한 결과 강경파가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모두 대정부 투쟁을 외쳐온 인물들이다. 일찌감치 후보 등록을 마친 주 회장은 "비대위원장이 되면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가 있는 의료계 단체들부터 철수시키고 다시 내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도 투쟁형 비대위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투쟁 경험이 없는 위원장은 투쟁을 이끌 수 없고, 투쟁력이 없는 협상은 불통의 정부 앞에 굴욕만 낳는다"면서 "전공의·의대생과 함께 지난 수개월간 매주 대통령실 앞, 서울시청 등에서 집회를 열며 의료농단을 알려왔듯이 앞으로도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대정부 투쟁과 더불어 후보들이 강조한 것은 전공의·의대생과의 연대다. 황 회장은 "대한전공의협의회, 의대생단체, 대한의학회, 교수단체, 의협 대의원회, 16개 시도회장단협의회 등 6개 단체와 비대위를 만든 뒤 내부에서 결정한 대로 움직일 것"이라며 "최우선적으로 전공의와 학생들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주 회장은 "투쟁의 동력이자 열쇠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쥐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앞장설 수 있도록 모두가 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도 "전공의·의대생과 끝까지 함께해 의료농단 폭주기관차를 반드시 멈춰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여당,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그들이 지켜야 할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본 적은 있을까"라며 "(협의체가 국민에게 성탄 선물을 준비하겠다지만) 산타는 없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