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운전한 공무원과 그 공무원이 통행을 방해한다며 폭행한 20대 남성이 나란히 유죄를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이창경)은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 씨(38)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A씨에게 40시간의 준법 운전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또 A 씨를 폭행해 상해 혐의로 기소된 B 씨(21)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의 혐의는 지난해 11월 7일 오전 3시경 인천시 연수구 인근 도로에서부터 아파트 지하 주차장까지 1.7km 구간을 당시 만취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145%)에서 운전한 것이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자가 직분을 망각하고 음주운전을 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 동종전과는 있으나 10년 가까이 지난 오래전의 것이고 벌금형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B 씨에 대해서는 "적법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을 잘 알면서도 굳이 피해자를 차에서 내리게 한 후 폭행하여 상해를 가한 것도 모자라 경찰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했다. 다만 행사한 폭력 정도가 중하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건 당일 만취한 A 씨는 차량을 아파트 지하 주차장 통행로에 20여 분간 세워 두었다. 주차장에 들어서려던 택시는 A 씨의 차량 때문에 진로방해를 받아 진입하지 못했다.
그러자 택시에 탑승해 있던 B 씨가 내려 '음주 의심 차량'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A 씨를 끌어내린 후 그의 뺨을 때렸다. 또 머리를 옆구리에 끼고 조이는 일명 '헤드록' 기술을 거는 등 폭행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후 출동한 경찰관은 B 씨에게 'A 씨를 지구대로 임의동행한 후 음주 측정을 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B 씨는 화를 참지 못해 순찰차를 발로 차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