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지도, 강원의 맛] 45. 찰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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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가 맛 칼럼 '음식지도 강원의 맛'을 김민희 요리연구가와 함께 진행한다. 김민희 연구가는 아리부엌양조 대표이자 정선맛연구회 회장이다. 연재되는 칼럼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임을 밝힌다.( 편집자주)
사진제공=김민희 아리부엌양조 대표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음식, '정월대보름 찰밥'

설 명절이 가까워졌다. 집집마다 설 음식 준비로 한창 분주할 때다. 설과 더불어 정월대보름 맞이 음식도 이맘때쯤 준비한다.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정월대보름을 중하게 여겼다. 정월 대보름은 설을 지내고 처음 맞이하는 보름날로 음력 1월 15일에 해당한다. 다른 말로는'상원', 또는'오기일(烏忌日)' 이라고도 부른다.

농사를 중요시 했던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설날보다 정월대보름을 더 성대하게 지냈다. 설부터 이때까지 축제도 이어졌는데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민족의 가장 큰 명절로 인식돼 왔다. 세배도 정월대보름까지 유효해 아이들이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여기기도 한다.

사진제공=김민희 아리부엌양조 대표

정월대보름 음식으로는 오곡밥, 약밥, 귀밝이술, 묵은 나물 및 제철 생선 등이 풍속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중에서 오곡밥이 대표적인데 찹쌀을 주재료로 해서 지었기 때문에 흔히 찰밥으로 부른다. 정월대보름 찰밥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의 소지왕은 반대세력들의 역적모의를 까마귀가 미리 알려줘 위기를 모면했는데, 이를 보답하기 위해 까마귀밥으로 찰밥을 지어 준 것이 유래라고 한다.

찰밥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찹쌀에 대추, 기장, 조, 밤, 검은콩 등의 오곡을 섞어 만드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찹쌀은 가격이 비싼 만큼 그 값어치를 한다. 김치 담글 때도 찹쌀풀을 쒀서 넣으면 감칠맛이 강해진다. 식혜나 고추장도 찹쌀로 만드는 게 정석이다. 막걸리나 청주 같은 전통주도 멥쌀보다 찹쌀을 쓰면 단맛이 강해지고 목 넘김도 훨씬 부드러워진다. 찹쌀에 들어있는 아밀로펙틴만이라는 전분 물질이 찰기를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찰밥도 이런 찹쌀의 특성이 그대로 적용돼 일반 밥에 비해 훨씬 찰지게 지어진다.

김민희 아리부엌양조 대표는"찰밥은 전통적으로 시루에 쪄서 만들지만, 요즘에는 전기밥솥으로도 충분히 그 맛을 낼 수 있다"며"일반미보다 소화가 더 잘되기 때문에 위장이 약한 사람들에게 아주 좋다"고 말했다.

◈ 찰밥 레시피

사진제공=김민희 아리부엌양조 대표

<재료> 4인 분량

찹쌀 500g(3컵), 물 650ml, 땅콩 1 큰술, 은행 25g, 밤 110g, 잣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만들기>

1. 찹쌀은 물에 30분 정도 불린다.

2. 땅콩과 은행은 소금을 넣고 삶아서 껍질을 까고, 밤과 잣은 껍질을 제거하고 알맹이만 준비한다.

3. 불린 찹쌀, 땅콩, 은행, 밤, 잣을 소금, 설탕, 참기름과 잘 섞어서

찜통에 넣고 찐다. (전기밥솥도 동일)

4. 찐 찰밥을 주걱으로 뒤적이면서 소금물을 살짝 뿌려주면 윤기 나는 찰밥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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