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장례를 치른 뒤에도 유족에게는 복잡한 상속 금융 절차가 남는다. 고인의 예금이나 보험금 등이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으면 상속인은 각 금융회사를 일일이 찾아가 서류를 제출하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소액 상속재산은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해 방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앞으로는 이런 절차가 한층 간소화된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업무협약을 맺고 내년 초부터 ‘상속 금융재산 통합지급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핵심은 상속인이 여러 금융회사를 각각 방문하지 않고, 금융회사 한 곳에서 상속 금융재산 지급을 통합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는 A은행, B은행, C보험사에 각각 상속재산이 있으면 상속인이 세 곳을 따로 찾아가야 한다. 새 서비스가 도입되면 대표 금융회사 한 곳에서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다.
절차는 크게 세 단계다. 먼저 상속인은 가까운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상속 처리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한다. 가족관계증명서, 사망 사실 확인 서류, 상속인 간 위임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때 고인의 금융재산을 한꺼번에 지급받기 위한 통합지급 신청도 함께 하게 된다. 상속인은 실명 확인과 금융거래정보 제공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청을 받은 금융회사는 제출받은 서류를 관련 금융회사들과 공유한다. 각 금융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상속인 자격, 지급 가능 여부, 다른 상속인의 동의 여부 등을 심사한다. 금융회사별로 같은 서류를 반복 제출해야 했던 기존 방식보다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심사가 끝나면 각 금융회사는 상속금을 상속인이 지정한 대표 계좌로 이체한다.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던 소액 예금도 한 계좌로 모을 수 있어 상속인의 시간과 비용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 서비스는 내년 초부터 시범 적용된다. 우선 은행권의 소액 상속예금을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초기에는 예컨대 500만원 이하 예금처럼 분쟁 가능성이 낮은 소액 재산부터 적용하고, 이후 대상 금융기관과 금액 한도를 넓히는 방식이다. 보험금, 증권계좌, 저축은행 예금 등으로 확대되기까지는 추가 협의와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다만 새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상속인 간 분쟁이 있거나 상속 포기·한정승인 등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지급이 제한될 수 있다. 사전에 지급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상속 때 필요한 서류는 상속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통적으로는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가족관계증명서, 사망 확인 서류, 상속 대표자에게 처리 권한을 부여하는 위임장 등이 필요하다. 상속인이 해외에 거주 중이라면 본인 확인을 위한 영사관 또는 대사관 공증 서류와 거주지 국가의 확인서가 요구될 수 있다. 상속인이 미성년자라면 미성년자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준비해야 한다. 피상속인이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장을 남긴 경우에는 유언장 관련 증서도 제출해야 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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