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분석한 ‘2026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는 ‘맑음’, 디스플레이·자동차·배터리·바이오·조선은 ‘대체로 맑음’이 예상됐다. 반면 기계·건설·철강·섬유패션은 ‘흐림’, 석유화학은 가장 어두운 ‘비’로 전망됐다.
하반기 전망이 밝은 업종들은 AI 및 신기술과 연관돼 있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최근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심화되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년 대비 약 97% 늘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반도체 시장은 상반기(1~6월)에 이어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3~5월 수출이 3개월 연속 300억 달러(46조6300억 원)를 넘어섰으며, 하반기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92.2% 증가한 1924억 달러(298조7800억 원)로 전망됐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IT·자동차 제품의 OLED 전환과 폴더블·LTPO(저전력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대체로 맑을’ 예정이다.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0.2% 증가한 94억 달러(14조6000억 원)로 예상된다.자동차 산업은 상반기 생산차질에 따른 물량 이연, 친환경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역시나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87만5000대, 수출은 친환경차와 북미 시장 호조세 지속으로 전년 수준인 132만5000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친환경차 수요 확대는 배터리 산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43억2000만 달러(6조7100억 원)로 예상됐다. 다만 두 산업 모두 중국발 저가 제품 공세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바이오 산업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처방 확대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설비 가동이 확대되며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생물보안법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예상되면서 중국 CDMO 물량을 한국 기업들이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 하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37억6000만 달러(5조8400억 원)로 예상됐다.
반면 기계 및 철강 산업은 미국의 관세 및 유럽연합(EU)의 수입 규제 등에 의해 하반기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 산업은 미국 관세에 따른 수출 부진이 예상되며, 하반기 내수는 전년 대비 2.2% 증가하겠지만 수출은 2.5% 감소해 279억8000만 달러(43조4600억 원)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철강 산업 역시 EU가 철강 무관세 수입한도를 줄이는 등 수입규제를 강화하면서 3.6% 감소할 전망이다. EU는 이달 1일부터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하며 무관세 수입 물량을 세계적으로 약 절반으로 줄이고, 할당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50% 관세를 부과한다. 한국의 경우 기존(258만1000t) 대비 19.7% 감소한 207만3000t에 대해서만 무관세를 적용받게 된다.가장 전망이 어두운 석유화학 산업은 중동사태 진정 이후 원료 수급이 정상화되며 생산은 상반기보다 5.2% 가량 증가하겠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출은 상반기보다 14.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글로벌 산업경쟁에서 각국 정부가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고 있다”며 “정부가 업종별 ‘핀포인트’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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