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의 요람'으로 불려온 홍대 '윤형빈소극장'이 환호와 박수 갈채 속에 30일 문을 닫았다.
윤형빈 씨는 31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마지막 날 공연을 끝내고 인사하는데 개그맨 후배들과 함께 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라면서 "아내 정경미 씨가 꽃다발을 들고 두 아이와 함께 와서 '수고 많았다'고 격려의 말을 해주는데 살짝 울컥하더라"라고 밝혔다.
이날 마침 윤형빈 씨는 마지막 무대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삭 속았수다'를 패러디한 듯한 사진을 올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그는 "표절 시비가 붙었지만 이건 우리가 연애할 때 찍은 사진"이라며 "우리가 '애순&관식' 커플의 원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형빈이 공개한 사진에는 연애 시절 정경미와 다정하게 손잡고 찍은 커플샷이 담겼다. 이는 지난 28일 16회가 모두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의 메인 포스터 속 아이유 박보검의 투샷과 유사한 구도와 포즈로 눈길을 끈다.
윤형빈 씨는 "개그맨들의 꿈은 그저 '공연할 수 있는 것', '개그 무대에 서는 것' 뿐이다. 그런 열망을 담아 부산에서 '윤형빈소극장'을 시작했다. 바쁘게 신인 개그맨 배출하고 공연하고 매진하다 보니 어느새 15년이 지나 있더라"라며 "코로나로 공연장이 개점휴업 상태일 때는 매달 2000~3000만원씩 적자를 감수해야 해서 너무 힘겨웠다. 고비도 있었지만 '제발 공연장 문만은 닫지 말아달라'고 간청하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고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KBS2 '개그콘서트 프리뷰'로 진행된 마지막 공연은 15년간 대한민국 코미디의 요람이었던 윤형빈소극장의 마지막 무대였다.
공연 시작 전 윤형빈소극장 앞은 마지막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붐볐다. 마지막 공연인 만큼 이날 공연에는 윤형빈, 정범균, 박휘순, 김지호, 이종훈, 김성원, 신윤승, 조수연 등 '개그콘서트'의 베테랑 개그맨들부터 윤형빈소극장의 개그 연습생들까지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관객들을 웃겼다.
공연에선 현재 '개그콘서트'에서 방영 중인 '심곡 파출소', '오스트랄로삐꾸스' 등 인기 코너들과 미공개 신규 코너들이 펼쳐졌다. 빈자리 없이 가득 찬 객석에서는 코너마다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개그콘서트' 부활 이후 대세 개그맨으로 발돋움한 신윤승은 바쁜 스케줄 가운데에서도 윤형빈소극장 공연만큼은 반드시 출연했던 멤버였다. 그는 마지막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먹였다.
공연이 끝난 뒤 윤형빈은 "이곳은 윤형빈 개인의 공간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공간이었다"며 "공간을 지켜준 개그맨들과 윤형빈소극장 식구들, 매번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윤형빈 씨는 "개그는 시장성이 아직 무궁무진하다.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신인 때부터 기본기를 갈고 닦아놓은 개그맨들은 요즘 '대치맘' 패러디로 인기 높은 이수지 씨처럼 언젠가 그 빛을 발한다"라며 "'윤형빈소극장'이 그런 기틀을 닦을 수 있는 코미디 산업화의 장이 돼보고 싶었지만 완벽히 성사시켜 수익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K팝 관련 새로운 사업 기획을 갖고 있으며 개그콘서트 전국투어 콘서트도 여름부터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윤형빈소극장' 폐관이 무언가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기에 곧 놀라운 소식을 갖고 찾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