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를 소명으로 믿고 테러수행
지능이 폭력에 논리 만들어준셈
극단주의 빠져 확신범으로 진화
WSJ “유나바머의 재림 연상돼”
미국 내 최고 수재들이 모이는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칼텍) 석사 출신 엘리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가 ‘고학력 강력 범죄’라는 새로운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강력범들이 주로 낮은 학업 성취도와 사회적 고립을 겪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사회적 리더가 될 법한 엘리트 청년들이 ‘정치 테러범’으로 변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능이 폭력의 ‘논리적 도구’로
FBI 프로파일러 출신인 메리 엘런 오툴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이를 두고 “새로운 종(種)의 출현이자 범죄자의 진화”라고 진단했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테러를 단순한 범죄가 아닌 일종의 ‘소명’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지난 2024년 유나이티드헬스케어(UHC) CEO를 총격 살해한 루이지 만조니다. 아이비리그 명문 펜실베이니아대(UPenn·유펜) 학·석사 출신인 그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어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콜 토마스 앨런 역시 칼텍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마친 수재였다.
WSJ에 따르면 앨런은 범행 직전 가족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마치 학술 논문처럼 ‘반론에 대한 반박’ 섹션까지 포함된 문서를 첨부했다. 그는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하게 돼 울고 싶다”면서도, 자신의 행위를 거대한 역사적 과업을 위한 도구로 묘사하며 폭력을 논리적으로 정당화했다.
WSJ은 이 같은 행태는 과거 하버드 출신 수학 교수로서 17년간 테러를 벌였던 ‘유나보머’ 테드 카진스키의 재림을 연상시킨다고 짚었다. 만조니는 이미 온라인상에서 하나의 현상이 됐다. 최근 오픈AI CEO 자택에 화염병을 던진 대학생 등이 “루이지(만조니)처럼 테크 CEO들을 처단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고지능 범죄자가 극단주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지능, 극단주의 빠질 위험 더 높아
전문가들은 높은 지능이 극단주의에 대한 면역력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오히려 지적 수준이 높은 이들은 극단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들만의 정교한 논리를 강화하고, 사회적 불만을 철학적 이념으로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앨런 역시 SNS에서 트럼프를 히틀러에 비유하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자신의 분노를 ‘정의’로 포장해 왔다.
오툴 교수는 이들의 가장 무서운 지점으로 ‘확증 편향’을 꼽았다. 그는 “피의자 본인은 범행으로 삶을 저버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소명’을 수행한다고 믿으며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에 몰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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