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음원 플랫폼들이 유튜브 프리미엄과 묶여 있어 국내 음악 플랫폼 1위를 달리는 '유튜브 뮤직' 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 차별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단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사용자에게 음악을 즐기는 문화·상황 등 경험을 제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은 국내 음원 플랫폼들에 비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분석 결과 지난달 유튜브 뮤직의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952만9375명에 달했다. 2위인 멜론(약 643만9902명)보다 약 300만명 더 많은 수준이다. 이어 외산 플랫폼 스포티파이(328만723명) 3위, 지니뮤직(259만724명) 4위 순이었다.
유튜브 뮤직의 압도적 사용자 수는 유튜프 프리미엄 요금제 '끼워팔기 효과'라는 시각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한 고객의 경우 실제로 유튜브 뮤직을 쓰지 않아도 MAU 지표에는 함께 집계되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압도적 1위라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뮤직이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로 점유율을 빨아들이는 사이 토종 플랫폼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진성 사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멜론은 K팝 차별롸를 콘텐츠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실제 K팝 아트스트와 팬을 잇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국내 K팝 팬층을 흡수하고 있다. 아티스트의 인터뷰 영상, 독점 공개 사진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 아티스트가 팬들과 직접 만나 신보를 소개하는 '팬밋업' 행사나 영상통화 이벤트, 가수와 팬이 실시간으로 음악을 감상하며 채팅하는 서비스 '멜론 뮤직웨이브' 등이 대표적 서비스로 꼽힌다.
실시간 채팅 서비스는 K팝 산업 내 대표적 소통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경우 지난해 8월 동시 접속자 수 1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는 올해 1월 동시 접속자 수 1만5000명이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멜론 운영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해외 음악 애플리케이션(앱)이 주로 팝에 강점이 있다면 멜론은 20년간 서비스하며 K팝 관련 콘텐츠를 쌓아왔다. 덕분에 K팝 아티스트 측에서 먼저 멜론을 찾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지니뮤직은 '드라이빙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자동차에 최적화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대자동차 등 업체와 제휴를 맺은 게 포인트. 자동차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즐기는 'N스크린 서비스'를 강조했다.
실제로 차 안에서 지니뮤직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사용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에서 지니를 활용해 음악을 감상한 사용자는 연간 MAU 평균을 기준으로 전년(2023년) 대비 59% 늘었다.
단체 드라이빙 여행객에게 특화된 '뮤직 허그' 서비스도 내놨다. 뮤직 허그는 실시간 대화형 음악 소셜 서비스로 누구나 DJ가 되어 직접 선곡한 음악을 들려주고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단체로 여행을 가 차를 나눠 타야 할 때 뮤직 허그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떨어져 있어도 같이 분위기와 감정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