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단백질 생성 못하는 유전병
美서 첫 맞춤 크리스퍼 치료 성공
10개월 아기 3회 치료후 건강회복
“초희귀질환 개인별 치료 길 열려”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 펜실베이니아대, 브로드 연구소 등 여러 저명한 연구기관들은 1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치료 사례를 발표했다. 치료를 받은 아기는 생후 10개월이 되어 가는 KJ 멀둔으로 ‘CPS-1’(카르바모일 인산 합성효소-1)이라고 불리는 필수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하는 유전 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이 질환은 체내 질소화합물을 제거하지 못해 독성이 강한 암모니아가 뇌에 쌓이게 한다. 이 유전 질환을 가진 아기의 절반은 생후 1주일 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J 멀둔의 소식을 접한 공동 연구진은 연방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6개월 만에 환자에게 딱 맞는 크리스퍼 치료제를 개발했다. 총 세 번의 주사 투여를 통해 KJ 멀둔은 현재 퇴원할 만큼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크리스퍼 기술을 개발해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화학 및 분자세포생물학과 교수는 “짧은 시간 안에 주문형 크리스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유전 질환 치료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문제 유전자를 반영구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리스퍼 기술은 등장 이후 많은 바이오 기업들의 관심을 받았다. 많은 기업이 크리스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결과 2023년 첫 크리스퍼 치료제 ‘카스게비’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유전자 이상으로 낫 모양으로 변하는 ‘겸상적혈구병’ 치료제로,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스, 스위스 크리스퍼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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