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침체를 거듭해온 한국영화 산업이 위기론에 휩싸인 가운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현장을 찾는다.
문체부에 따르면 최휘영 장관은 이날 오전 ‘2025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현장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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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올해로 30돌을 맞은 이번 영화제는 이날 오후 6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국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10일간 열린다. 공식 초청된 작품은 64개국 241편으로 지난해에 비해 17편 늘었다.
언론인 출신이자 플랫폼 전문가인 최 장관은 영화계에 진심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문화산업고위급대화 만찬 뒤 기자들과 만나 “영화는 물론 예술 현장을 자주 찾고 관심이 많다”며 문화계 접점이 약하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가 지난 7월 31일 취임식 이후 처음 방문한 현장도 영화업계다. 최휘영 장관은 지난달 14일 영화계 관계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세계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등 우리 국민의 문화 향유 방식이 크게 변하면서 우리 영화계가 처하게 된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이 한국 영화산업 생태계 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산업 회복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지난 4일 취임 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최 장관은 관련 예산 확대와 제도 정비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K-컬처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현장의 현실은 처참하다”며 최근 영화 관객이 줄면서 신작이 급감했고, 이에 따라 영화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의 일환으로 문체부는 ‘2026년 영화 분야 예산 정부안’을 2025년 대비 669억 원(80.8%) 늘어난 1498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코로나19 긴급 지원이 편성됐던 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최 장관은 네이버 재직 시절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영화 콘텐츠 업계를 지원해왔다. 인터넷 검색 포털 ‘네이버’의 전신 NHN의 대표 시절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부산국제영화제 메인스폰서를 맡아 약 19억원을 공식후원했다.
당시 네이버는 영화제 개막에 맞춰 시간표·상영작·교통정보 등 필수 정보를 제공하는 특별페이지를 개설해 국내외 영화팬들이 손쉽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는 평가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과도 업무제휴를 맺어 일반인들이 국내영화 흥행통계, 주간 순위 등을 네이버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도 이끌어냈다.
실제 2005년 네이버가 BIFF 메인스폰서로 참여했을 당시 대표로서 부국제 현장을 찾은 최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네이버는 지원만 해주고 빠지는 그런 후원사라기보단 영화제 안에 녹아들어 같이 호흡하기를 원한다”면서 “성과와 반응이 좋다”고 만족스러워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이날 개막식 현장을 둘러보고 18일 오후 1시 국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오전에 서울로 올라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