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어 단단해진 미래인…"하이퍼엔드 주거 선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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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하루 대출 이자만 3억원에 달했습니다. 어렵고 뼈아팠던 시간이지만, 배운 것도 많습니다. 이제 브리지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는 대부분 해소했습니다.”

위기 넘어 단단해진 미래인…"하이퍼엔드 주거 선보이겠다"

1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난 정주영 미래인 회장(사진)은 국내 하이퍼엔드(최고급) 주거상품 개발의 선구자로 꼽힌다.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인 ‘르피에드’는 서울 강남권과 지방에서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에 하이퍼엔드 주거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 디벨로퍼(개발사업자)인 정 회장은 프리마호텔 부지 개발사업에 대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했다.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부동산 PF 시장이 경색돼 미래인에도 자금난이 닥쳤다. 프리마호텔 부지 개발사업은 브리지론 연장 난항으로 미래인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정 회장은 2023년 이 프로젝트를 ‘서울시 도시건축 창의혁신디자인 사업’ ‘역세권 활성화 사업’에 공모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 결과 용적률 상향과 사업성 개선으로 시장의 우려가 잦아들었다. 여기에 신세계프라퍼티가 참여해 5성급 호텔과 하이퍼엔드 주거시설이 결합한 강남권 랜드마크를 2030년까지 조성하는 청사진이 마련됐다. 정 회장은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최고급 호텔 브랜드 계약도 맺어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며 “이르면 연말 아파트와 주거 부분 분양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 공급된 적이 없는 ‘서비스드 아파트’(29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호텔 서비스와 부대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첫 주거단지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PF 경색으로 위기를 겪던 미래인의 다른 사업지도 안정을 찾고 있다. 경기 부천시에 조성한 복합물류센터는 설계변경을 거쳐 준공과 정산까지 마무리 지었다. 정 회장은 “선매도한 싱가포르투자청(GIC) 펀드가 임차인을 못 구해 잔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설계변경과 임차인 물색을 통해 PF 대출을 모두 상환했다”고 강조했다.

경기 화성시 지식산업센터 부지는 데이터센터로 개발 방향을 바꿨다. 정 회장은 “브리지론 연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채권 매각으로 위기를 벗어났다”며 “내년 2월 착공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새 성장동력을 찾은 미래인은 강점인 고급 주거시설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주거 분야의 노하우와 강점을 십분 활용해 수도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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