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사진 파일·드레스 피팅 비용 따로 안내도 된다…스드메 옵션 손질

1 week ago 2

공정위, 결혼준비대행업체 불공정 약관 심사
사진 파일 구입비·피팅비 등 기본 서비스 포함
불명확한 추가요금·위약금 기준 명확히 표시
위약금이 전체 가격 20%?…고객 부담 과중
“저출생 대책 일환 추진…업계 관행 개선 노력”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년 추계 제54회 웨덱스코리아 웨딩박람회를 찾은 예비 부부들이 웨딩드레스 상담을 받고 있다.  2020.07.19.[서울=뉴시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년 추계 제54회 웨덱스코리아 웨딩박람회를 찾은 예비 부부들이 웨딩드레스 상담을 받고 있다. 2020.07.19.[서울=뉴시스]
“기본 비용으로는 웨딩 사진 촬영만 가능하시고, 파일 받으시려면 추가 비용 내셔야 해요”

이처럼 필수 옵션에 해당하지만 이를 기본 서비스에서 제외한 뒤 추가 비용을 받는 등 눈속임을 하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분야의 불공정 행위가 시정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결혼준비대행업체 18곳의 불공정 약관 6개 유형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부부들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인 스드메 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하는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이 대거 등장했는데, 소비자들이 스드메 서비스 개별 가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결혼준비대행업체를 통한 패키지 형태로 거래함에 따라 ‘깜깜이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는 점이 지적받아왔다.

공정위는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 신청이 다수 접수된 결혼준비대행업체 18곳의 이용약관상 추가요금 및 위약금 관련 불공정 조항이 있는지 심사하게 됐다.

심사를 받은 스드메 업체 18곳은 다이렉트컴즈·아이니웨딩네트웍스·베리굿웨딩컴퍼니·제이웨딩·케이앤엠코퍼레이션·블랑드봄·마주디렉티드·하우투웨딩그룹·와이즈웨딩·위네트워크·웨딩쿨·아이패밀리에스씨·조앤힐·웨덱스웨딩·헬렌조·한나웨딩·365라이프앤아쌈·여행채널 등이다.

심사 결과 공정위는 6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찾아 시정하게 됐다.

우선 모든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필수 옵션을 기본제공 서비스에서 제외해 별도항목으로 구성하는 조항을 둬 이원화된 요금체계를 두고 있었다.

기본 서비스에는 사진 ‘촬영’이나 드레스 ‘대여’만 포함되도록 해두고 별도로 옵션 20~30여개를 둬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 파일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던가, 드레스를 입어보기 위해서는 ‘피팅비’를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등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심사 과정에서 이들을 필수구매항목으로 표시하는 등 스스로도 필수적인 항목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기본 패키지 가격에서 제외하면 가격이 낮아보이는 효과가 있어 소비자 유인에 유리하기 때문에 요금을 이원화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정위는 사진 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 등을 별도 항목에서 제외하고 기본 제공 서비스에 포함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추가요금(옵션의 가격)이나 위약금 세부기준이 명확히 표시돼있지 않은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옵션이 20~30여개에 이르는데도 대략적인 가격 범위조차 표시돼있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 예상 비용을 계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약 체결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위약금의 경우도 ‘각 스드메 업체별 위약금이 발생한다’고만 돼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이 표시돼 있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이 옵션 가격의 범위와 평균적인 위약금 기준을 명시하고 고객이 특정 스드메 업체를 선택하면 구체적인 옵션 가격과 위약금 기준을 확정적으로 고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위약금을 실제 서비스 개시 여부나 귀책 사유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 패키지 가격의 20%로 한 경우가 발견된 것이다.

공정위는 해당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이라고 보고, 위약금 기준을 서비스 개시 전과 후를 구분해 합리화하도록 시정했다.

이외에도 고객과 개별 스드메 업체 간 거래에 대한 모든 책임에서 결혼준비대행업체를 배제하도록 하는 부당한 면책조항이나 결혼준비대행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양도하지 못하도록 한 부당한 양도금지조항이 일부 발견됐다. 재판관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정한 부당한 재판관할조항도 찾을 수 있었다.

공정위는 해당 조항에 대해서도 삭제하거나 수정하도록 했다.

신용호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이번 조치는 매년 약 40만 명에 달하는 예비부부들이 스드메 분야에서 가장 크게 불편을 호소하는 분야에 대해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거래관행 형성에 근간이 된 약관을 적극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약관 시정은 범정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도 추진됐으며, 소비자의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월 조사 개시 이후 속도감 있게 심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결혼준비대행업계와 소통을 통해 시정된 약관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표준약관 제정, 가격정보 공개 강화 등 결혼준비대행업 전반의 거래관행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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